지난 8월 20일, 세월호 참사에 희생된 단원 고등학교 학생들의 유품이

안산 교육지원청 별관으로 임시 이전되었습니다.

추모객들이 놓고 간 편지들도 함께 이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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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과 선생님 한 명, 한 명의 이름이 적혀있는 상자들. 

그리고 아직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해 

포장하지 않고 남겨둔 미수습 학생들의 책상과 유품들.

유가족이 도저히 못 보내겠다는 아이들의 책상과 유품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이 유품들에는 언젠가 이 교실을 가득 메웠을 아이들의 꿈과

웃음소리와 아름다운 우정의 추억들 그리고

참사 이후 2년 4개월여 동안 진실을 요구하고

이 아픈 기억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우리 모두의 눈물들이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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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이전 이송식에 앞서, 4.16가족협의회와 유품을 임시 보관할

경기도 교육청 간에 1시간 30분 동안이나 면담이 있었습니다.
유가족이 받아들일만한 임시 보관안이 아니지만, 쫓겨나듯 이렇게 나가야하지만,
그동안 유가족을 지지해주신 분들과의 신뢰 때문에 예정대로 이송식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노란 옷을 입은 유가족분들과 봉사자들, 시민들이

아이들의 유품이 담긴 상자를 들고 나왔습니다.
교내에 어머님들의 흐느낌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아이들의 유품이 제대로 보존되고 추모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보고 함께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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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 상자를 안은 유가족과 시민들의 긴 줄이 안산 교육청으로 향했습니다.
교복을 입은 단원고 학생들이 그 길을 배웅했습니다.

유품 이송에는 총 256명이 나섰는데,
단원고 희생자 262명 가운데 미수습 학생 4명과
교사 2명을 제외한 희생자들을 의미합니다.

아직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들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됩니다.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개정, 특검 도입 등 무엇 하나 이루지 못하고

급기야 광화문에서 유가족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하고 있는
지금의 답답한 상황이 무겁게 가슴을 짓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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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기억을 끌어안은 긴 눈물 같은 하얀 행렬이

유품이 임시 보관될 안산 교육청으로 향했습니다.
북소리가 '살려달라', '우리를 잊지 말아달라'는 아우성으로 들리고, 
무력한 우리 가슴에는 죽비소리처럼 아프게 파고듭니다.
행렬 곳곳에 아무런 글귀가 적히지 않은 비닐 깃발을 든 예술인들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문구를 깃발에 적겠는가.

미해결 세월호를 의미하는 비닐 깃발"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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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착한 안산 교육청.
아이들의 유품은 교실 재현 작업을 거쳐
10월 중순쯤 일반에 공개된다고 합니다.
4·16 안전교육시설이 건립될 때까지
그렇게 아이들의 유품은 이곳에 있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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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리 잘한다 해도 재현일 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아이들을 기리기 위한

보존 장소를 제대로 마련하지도 못한 채,
아이들의 채취와 기억이 스며들어 있던 교실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

뿌리가 뽑힌 것 같이 아파옵니다.
세월호 인양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진상규명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아이들을 낯선 공간에 데려온 것만 같아 미안합니다.
하늘 아래 부끄러운 우리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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