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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0월 1일, 대학로에서 故백남기 농민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지난 50여 년간 소리 없는 헌신으로 이 땅과 민주주의를 지켜온 백남기 농민을 기리고, 

국가 폭력에 대한 정부의 사죄를 요구하고 부검 영장 집행에 반대하며 

유가족의 아픔을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1만 5천여 명의 사람들이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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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농민의 오랜 벗인 정현찬 가톨릭농민회 회장이 

하늘까지 울리는 쩌렁쩌렁 한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백남기 동지가 떠난 지난 25일, 하늘과 땅과 민중이 울었습니다. 

물대포를 막아주지 못해 미안하고,

317일간 누워 있어도 사과를 받아내지 못해 미안하고, 

그런데 이제 시신을 갈기갈기 찢겠다고 하니 분노를 가눌 길이 없습니다. 

이제는 당신을 지키겠습니다. 

당신의 몸에 칼을 대지 못하도록 막아내겠습니다.

저들은 당신의 생명을 빼앗아 갔지만

당신의 정신마저 짓밟고 빼앗아가지는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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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 세월호 유가족 어머님들도 함께 했습니다. 

어머님들이 그 심정을 제일 잘 알고 있겠지만, 

지금 누구보다 침통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은 백남기 농민의 유가족입니다.

둘째 따님 백 민주화님이 편지를 읽습니다.


"아버지를 보내 드린 자식이 되어 섰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사죄를 받아내는 일은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는 자식으로서 감당해야 하는 일입니다. 

또 이 엄혹한 시대의 몫인 것 같습니다.

저희의 몫을 다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물대포로 죽은 것이 확실하다면 왜 부검을 거부하냐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사인이 명확하다는 증거가 넘칩니다. 

그런데 사망진단서에는 병사라고 기입했습니다. 

실수는 인정하지만 수정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이런데 어느 자식이 아버지의 몸을 수술대에 올려

정치적 희생양으로 만들고 싶겠습니까. 

저희는 절대 아버지를 두 번 세 번 죽게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강신명이 그렇게 반복해서 말했던 준법, 

준법보다 위에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생명입니다. 

이런 기본도 모르는 경찰의 무자비한 물대포에 저희는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경찰 분들에게 양심이 남아 있다면 

여기 모여 계신 분들을 안전하게 보호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모두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똑같은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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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의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자리로 헌화를 하기 위해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이 고백남기 농민의 영정사진을 들고 앞장섰습니다. 

"백남기를 살려내라" "책임자를 처벌하라"

행진을 하는 내내 외침이 터져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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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자리에 헌화를 하기 위해 걸어가는 사람들을 막은 경찰 병력. 

채증 사진을 찍는 경찰 플래시가 요란했습니다. 해산 명령이 크게 들릴수록,

"백남기를 살려내라" "책임자를 처벌하라" "폭력 경찰 물러나라" 사람들의 외침도 커지고, 

고백남기 농민의 영을 위안하는 씻김굿 소리와 풍물 소리가 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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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사거리 경찰 병력 봉쇄를 뚫고 도착한 세월호 광장. 

이날은 세월호 참사 900일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백남기 어르신을 추모하기 위해 모였던 사람들이 

이번에는 세월호의 아이들을 추모합니다. 

'지키지 못한 죽음에 대한 추모', 

어느새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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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에 정부가 강제 종료시킨 세월호 특조위. 

이에 항의하며 릴레이 단식 등을 벌이면서도 

3차 청문회까지 이어가며 끝까지 진상규명 노력을 이어갔던 

특조위 위원들. 이석태 특조위 위원장의 발언입니다. 


"특조위 강제 해산 조치에 반대하기 위해서, 

국민이 만들어준 특별법 개정을 요구했습니다. 

그럼에도 해산됐지만, 저희가 패배한 겁니까? 

아닙니다. 그 누가 뭐래도 특조위는 유가족과 시민들의 것입니다. 

이 옷이 정부에 의해서 강탈 당했다 해도 저희 심장이 어디로 가버립니까? 

저희는 한층 더 타오르는 마음으로 일을 해나갈 것 입니다.

저희는 계속할 수 있습니다.

이제야 말로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제부터 진상을 찾아 나갑시다. 미수습자를 수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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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다윤이의 생일입니다."

세월호 참사 900일을 추모하는 이 날은 

아직도 저 차가운 바닷물에 잠겨 있는 

미수습자 허다윤 양의 생일이었습니다.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발언입니다. 

"그 차가운 바다 속에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수장되었던 우리의 꽃다운 아이들. 

세월호는 온전하게 인양되어야 합니다. 가족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미수습자들, 

돌아온 아이들도 수습 못한 신체의 일부분들과 유품들이 그곳에는 많이 있습니다. 

선체를 그 누구도 훼손시키지 못하도록, 우리가 막아내야 할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하지만, 

저희 유가족들은 우리가 죽을 때까지 반드시 진상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하고, 안전한 나라 만들겠다고 국민 앞에서 거듭해서 약속했습니다. 

특조위 강제 종료시킨 지금, 우리의 싸움은 이제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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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900일 추모문화제가 끝나고, 
아이들의 분향소에 국화꽃 한 송이 올립니다.

어둠이 내린 세월호 광장을 끝까지 지키며 
절망에 가라앉아 버릴 것 같은 마음을 추스렸던 사람들. 
추모제 마지막에 유가족이 낭독했던 선언문이 가슴 속에 맴돕니다. 

"우리를 패배시키지 못한 것들은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듭니다. 
더 강한 우리가 되어 걸어가겠습니다. 
진실을 향한 이 길에 맞잡은 손을 끝까지 놓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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