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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언제부터인가 우리 곁에 ‘MBC 뉴스’가 사라졌습니다. 지난 9년, MBC는 국민이 아닌 정권 곁에 있었습니다. 인사권을 장악한 친정부 성향 MBC 경영진의 인사전횡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MBC는 ‘정론직필의 유배지’가 됐습니다. 검열과 불방, 이에 따른 해고와 좌천은 일상이 됐습니다. 신뢰도 1위, 시청률 1위를 기록했던 MBC는 방송사 중 꼴찌로 추락했고 2014년에는 창사 이래 최초로 적자 경영을 기록했습니다. 촛불혁명은 승리했지만 우리 사회의 가장 시급한 개혁 과제 중에 하나로 MBC 등 공영방송의 정상화가 손꼽히는 이유입니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저항해온 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 2월 신임 본부장에 김연국 기자를 선출하며 새로운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김연국 본부장은 97년 MBC에 입사해 기자로서 사회부, 정치부, <시사매거진 2580> 등에서 취재활동을 해왔습니다. 2010년 보도국 법조팀장 시절,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몰아주기 배당’ 사건을 특종 보도해 한국기자상을 받았습니다. 2012년에는 <시사매거진 2580>을 통해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 사건’ 취재와 파업 참여 등을 이유로 부당징계를 받았습니다. 현재 그는 비보도국인 NPS준비센터에 ‘좌천’된 상태입니다. 나눔문화는 지난 4월 10일, 상암동 MBC 노조 사무실에서 김연국 본부장을 만나 현재 MBC의 상황과 MBC 정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단호하게 울려왔고, 더이상 물러날 수 없다는 굳은 결의는 바위처럼 단단했습니다. 김연국 본부장과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인터뷰, 정리 | 김재현(사회행동팀장), 임소희(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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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사무실에서 김연국 본부장과 대화 중인 임소희 이사장



신뢰도 1위 MBC가 무너지기까지

Q. 본부장 취임 두 달 동안 많이 바쁘셨을 것 같습니다. 현재 MBC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MBC 경영진의 부당한 인사권 행사입니다. 지금 MBC는 소수 ‘언론 부역자들의 MBC’입니다. 지금까지 정영하, 강지웅, 이용마, 박성호, 최승호, 박성제 6명의 해고자가 돌아오지 못하고 있어요. 또한 2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징계를 받았으며 그중 절반은 현업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2년 이후 신입공채가 사라졌습니다. 어떤 과정으로 채용되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이와 관련해 2016년 1월에는 미래전략본부장이던 백종문 녹취록이 공개됐어요. “경력사원 채용 때 인사 검증을 한답시고 지역도 보고 여러가지 다 봤다.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를 증거 없이 해고시켰다”라는 충격적 내용입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제작에 관계 없는 광고직 사원 채용자리에서 “탄핵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냐”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사상을 검증하고 지역을 차별한 것이죠. 

Q. 이야기를 듣기 힘들어질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네요. 어떻게 이렇게 무너질 수가 있었을까요? 
MBC도 사랑을 받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신뢰도와 공정성, 영향력이 항상 1위였습니다. 이명박 집권 1년차까지만 해도 MBC는 광우병 문제와 촛불집회 보도, ‘한반도 대운하’ 비판 등을 내보낼 수 있었죠. 그런데 정부가 체계적으로 언론을 탄압하기 시작합니다. YTN에 구본홍 사장을 낙하산으로 보내고 KBS 정연주 사장을 쫓아냈죠. MBC에서는 신경민 앵커가 강제 하차를 당했고 검찰은 MBC PD들을 연행하고 기소했습니다. 당시에 MBC 기자회는 제작거부에 들어갔어요. 저도 징계받았고요. 결국 이 사건을 계기로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이 교체되고 김재철 사장이 들어옵니다. “청와대에서 조인트 맞는다”던 김재철 사장의 지시에 따라 정권의 입맛에 맞는 방송이 본격화 돼요. 그렇게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2016년 세계 70위가 됐습니다. 독재국가 수준이죠. (2012년은 44위, 2009년 69위)


다시 시작된 MBC 노조의 저항

Q. MBC 노조의 저항도 치열했었죠. 어떤 과정이 있었나요.  
2010년 초 39일 동안 파업을 했었죠. 당시 이근행 본부장은 12일간 단식을 했고요. 한국 방송사 역사상 가장 큰 파업이 2012년 파업이었어요. 노조원들이 월급 한 푼 받지 못하고 6개월 가까이 끌어갔죠. 하지만 사측은 탄압으로 일관했고 공정언론을 위한 파업을 불법으로 낙인찍었습니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노조 본부장의 해고는 전통이 됐어요. 

Q. 지난 2월 결국 친박인사인 김장겸씨가 사장으로 취임했죠. 대선관련 편파보도가 심한 것 같습니다. 
김장겸 사장은 MBC를 탄핵된 대통령과 극우세력의 대변자 역할을 하도록 만들기로 마음을 굳힌 것 같아요. 저희 노조가 MBC 보도를 낱낱히 감시하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기록으로 남겨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묻고 반드시 경영진을 물러나게 만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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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10일, MBC 노조 김연국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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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3일, 상암동 MBC 로비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 MBC 노조원들



시민들이 더 강력하게 개혁 요구를

Q. 촛불집회 현장에서 시민들에게 쫓겨나거나 욕 먹는 MBC 기자들을 종종 보고는 합니다. 마음이 아프시겠어요. 
어느새 ‘엠빙신’이라는 말이 익숙하고 자연스러워졌어요. 참담하고 부끄럽고… 복잡한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MBC는 사라질 수 없습니다. 국민과 시청자들이 주인인 공영방송이기 때문입니다.  MBC가 지금처럼 무너진 원인은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법과 제도의 한계입니다. MBC 사장 임명권을 정부, 여당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권력의 의지에 기댈 수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이죠. 그래서 저희는 인사 중립성을 보장하는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국회 통과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두 번째는 언론은 민주주의와 운명을 함께하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 전체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언론의 자유는 가장 먼저 처참하게 흔들립니다. 언론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장치인 동시에 권력자들의 정치도구가 되기 때문이죠. MBC는 그 최전선에 서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MBC 정상화를 위해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국민들은 촛불을 통해 간접 민주주의라는 한계를 스스로 뛰어넘으셨습니다. 그리고 민주주의를 되살려내셨습니다. 시민들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장을 계속 열어가다 보면 결국 공영방송도 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느 후보와 어느 정당이 방송의 독립과 언론의 자유를 보장할 의지와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를 꼼꼼히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만약에 만족스럽지 않다면 개혁을 요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도 끊임없이 요구하겠습니다. 그리고 MBC를 더 욕해주십시오. 다만 냉소가  아닌 ‘나의 MBC’를 살리겠다는 의지로 비판해주셨으면 합니다.


공정보도 전통이 대물림되던 곳

Q. 어려운 시기에 본부장을 맡게 되실 때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본부장님이 생각하는 기자로서의 사명이나 언론에 대한 신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사실 저는 입사 전 기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적이 없어요. 이공계 출신이고요. 군대를 제대한 후에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죠. MBC 입사시험 때 기억에 남는 질문이 있어요. “MBC 기자가 됐다. 그런데 한화그룹 회장의 불법 건축물을 취재해서 보도하려 했는데 보도국에서 막았다. 어떻게 할 것인가?” 머리가 복잡해졌죠. 그래도 “잘못됐으면 보도해야죠”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그 사건이 면접 직전에 실제 벌어진 일이었어요. 취재팀 전원의 제작거부 끝에 보도를 할 수 있게 됐었고요. 그리고 그 질문을 했던 사람이 그 사건을 취재한 선배였어요. 인사채용 과정도 투명했죠. 싸워서 공정보도를 지킬 수 있는 곳, 자기 경험으로 후배들을 이끄는 좋은 선배들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죠. ‘제대로 된 기자가 되고 싶다’ 고 자연스럽게 마음을 먹었죠. 그 선배들이랑 수많은 밤을 새며 토론하고 다투기도 많이 다퉜죠^^ 그런데 지금은 이런 전통과 문화가 사라졌죠.


공정방송을 위한 30년의 여정

Q. 2009년 파업 당시에 어떤 기자가 “우리가 이렇게 싸워도 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 싸움은 후배들과 지켜보는 국민들께 전해질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희망이다”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더 나빠졌습니다. 본부장님은 희망의 근거를 어디에서 찾고 있으신지요? 
희망은 없습니다. 인간의 삶은 짧기 때문에 사실 자기 인생, 당대로 보면 희망의 근거를 찾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전두환 군부독재시절을 거친 선배들을 생각합니다. 당시에 ‘코렁탕’이라는 말이 있었어요. 정부 비판 기사를 쓰면 중앙정보부 대공분실에 끌려가서 코로 설렁탕을 먹었다고 하죠. 당시 친정부 언론이었던 MBC는 시위 현장에서 시민들에게 쫓겨나기도 했어요. 하지만 87년 6월 항쟁을 거치며 치열하게 반성하고 성찰하게 됩니다. 그해 12월, 그 열망으로 젊은 기자들 중심으로 방송사에서는 처음으로 노조를 만들었어요. 공정방송 단 하나를 내걸고 출범했습니다. 정말 치열하게 싸웠습니다. MBC가 공정방송을 시작하는 데에는 채 5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89년에는 독재시절 편파보도에 대해 반성하는 방송을 내보내는 것을 시작으로 90년대에는 MBC의 전성기를 만들어냈습니다.

Q. 마지막으로 MBC를 응원하는 국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촛불이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이제는 우리 언론종사자들이 얼마나 각오가 돼있느냐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사실 많이들 지쳤습니다. 그런데 저는 다시 싸울 수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싸울 수 있다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MBC는 국민 모두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지켜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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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10일, MBC 노조 김연국 본부장





공정언론을 무너뜨린 언론인 60명
개혁은 처벌과 심판에서 시작됩니다

작년 12월과 올해 4월, 언론노조는 지난 9년간 정권과 결탁해 공정언론을 무너뜨린 언론인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언론노조는 다시는 언론장악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앞으로도 명단을 추가 및 보완해나갈 예정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언론노조 홈페이지 media.nodong.org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정부 관계 인사 및 정치인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김성우 전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비서관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김재우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김문환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김광동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유의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 KBS 이인호 이사장 고대영 사장 이병순 전 사장 김인규 전 사장 길환영 전 사장 조대현 전 사장 유재천 전 이사장 손병두 전 이사장 이길영 전 이사장 권혁부 전 이사 변석찬 이사 차기환 이사 조우석 이사 전홍구 감사 금동수 전 부사장 김인영 전 보도본부장 이화섭 전 보도본부장 임창건 전 보도본부장 조인석 제작본부장 정지환 통합뉴스룸국장 이현주 대구총국장 MBC 안광한 전 사장 김장겸 사장 백종문 부사장 최기화 기획본부장 오정환 보도본부장 권재홍 전 부사장 김현종 목포 MBC 사장 윤길용 MBC NET 사장 이진숙 대전 MBC 사장 김철진 원주 MBC 사장 전영배 전 보도본부장 심원택 여수 MBC 사장 김재철 전 MBC 사장 김종국 전 MBC 사장 박용찬 논설위원실장 문호철 보도국장 박상후 시사제작1부장 박승진 워싱턴 특파원 김소영 사회1부장 SBS 최금락 전 보도본부장 하금렬 전 사장 YTN 배석규 전 사장 김백 전 상무 홍상표 전 상무 윤두현 전 보도국장 이홍렬 상무 류희림 전 경영기획실장 연합뉴스 박노황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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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나눔문화 격월간 회원소식지
        <나누는 사람들> 2017년 3-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나눔문화 후원회원에게 전해지는 <나누는 사람들>을 통해
          나눔문화의 활동 소식과 우리 시대 희망의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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