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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26일, 서해 백령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한 천안함. 이는 대한민국 영해에서 46명의 국군 장병이 사망한 대형 참사였습니다. 그러나 8년이 지나도록 참사 원인에 대한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월 23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등록된 ‘천안함 진실규명’에 6만여 명이 동의했고, 3월 28일 국방부의 천안함 진실 은폐 의혹을 제기한 KBS <추적 60분>은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 중심에 신상철 <진실의길> 대표가 있습니다. 前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민간조사위원’인 그는 지난 8년간 국방부의 ‘천안함 북한 어뢰 폭침’ 규정을 정면으로 반박해왔습니다. “천안함은 국가기관을 총동원해 국민을 속인 사건”이라고 말해온 대가로 김태영 前 국방부 장관 등에게 고발을 당해 8년째 소송을 진행 중이며 그 과정에 암 투병을 겪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명박, 박근혜 정부 아래 ‘종북좌파’, ‘음모론자’로 낙인 찍혀왔습니다. 하지만 신상철 대표는 한국해양대학 항해학과를 졸업한 뒤 해군 장교를 거쳐 항해사, 대한선주(현 한진해운) 조선소 수석 감독 등으로 일해온 베테랑 선박전문가입니다. 또한 <서프라이즈>, <진실의길> 등을 운영해온 언론인으로, 천안함 사건에 관해 국내외 선박전문가 및 과학자 등과 함께 검증한 사실만을 말해왔습니다. 『촛불혁명』 책을 본 후 나눔문화 회원이 된 신상철 대표에게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듣고자, 4월 12일 여의도 인근의 <진실의길> 사무실에서 나눈 대화를 요약해 전합니다. 인터뷰·정리 | 김재현 사회행동팀장, 윤지영 글로벌평화나눔팀장



Q. 조만간 역사적인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됩니다. 그동안 천안함 진상규명을 “한반도 평화의 전제조건”이라고 말씀해왔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천안함은 남북 교류 협력 과정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로 떠오를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진실이 담긴 교신기록과 항적기록을 숨기면서 천안함 침몰을 북한의 ‘폭침’으로 조작했고 정치적 사건으로 만들었습니다. 북한 당국을 ‘전쟁범죄자’로 단정한 것이죠. 이를 명분으로 5.24 조치를 강행, 남북대화를 단절시켰죠. 이는 개성공단 폐쇄와 한반도 군사위기로 이어졌습니다. 천안함 침몰사고 원인의 조작에 대해 미국, 한국은 북한에 사죄해야 합니다.

Q. 천안함 침몰 8주기가 지나도록 많은 국민들이 당시 정부가 밝힌 침몰 원인을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방부의 핵심 주장은 북한 어뢰에 의한 ‘폭침’입니다. 
‘폭침’은 ‘폭발’이 있어야 성립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360kgTNT에 달하는 화약이 터졌다면서 거대한 폭발로 인해 나타나야 할 현상이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화약 냄새를 맡았다는 사람도 없고, 배를 반파시킬 정도의 충격파에 코피가 나거나 고막이 터진 장병도 없었습니다. 100m 이상의 거대한 물기둥이 발생해야 하는데 그것을 본 대원도 없고, 물고기 떼죽음 현상도 없었습니다. 엄청난 열에 절단면 내부가 녹아내려야 하는데 멀쩡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형광등조차 깨지지 않았습니다. 폭발이 존재했다면 반드시 나타나야 할 현상들이 하나도 없자 국방부는 ‘버블제트폭발’(어뢰 등이 수중 폭발할 때 발생하는 가스 버블로 압력이 생기면서 순식간에 물기둥이 솟구치는 현상)이라는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그조차도 열적외선카메라에 천안함 반파 직후의 바닷물 온도변화가 나타나지 않음으로써 거짓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어 버린 것이죠.

Q. 국방부가 핵심 증거로 제시한 북한 ‘1번 어뢰’는요? 
모든 과학적 증거들이 ‘이 어뢰는 가짜다’라고 말하고 있어요. 어뢰에 붙은 하얀 물질 있잖습니까. 국방부는 그것이 어뢰 화약에 섞여 있는 알루미늄가루가 폭발로 산화되어 생긴 ‘알루미늄산화물’이라고 주장을 했지만, 그 분야 세계적 권위를 가진 안동대 정기영 박사팀의 검증 결과, 수중에서 오랜 시간 침전된 ‘알루미늄수산화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거죠. 즉 부식으로 생긴 ‘알루미늄 녹’이었던 겁니다. 그리고 어뢰 구멍에서 참가리비가 나오고, 스크루 모서리에서는 동해안 맑은 물에서만 자라는 ‘붉은멍게유생’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모든 증거들은 ‘어뢰가 오랫동안 최소한 수년간 바닷속에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논란이 커지자 국방부는 1번 어뢰를 국방부조사본부 창고에 넣어버리고 현재 ‘모조품’만 공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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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영 연구원에게 천안함의 진실을 상세히 설명하는 신상철 대표. ⓒ나눔문화



Q. 언론은 대표님 앞에 ‘좌초설’이라는 수식어를 붙입니다. 대표님이 주장하시는 침몰 원인은 ‘좌초 후 충돌’이죠? 
사실 저보다는 국방부가 먼저 ‘좌초’를 인정했습니다. 최초로 천안함 포술장이 2함대사령부에 ‘좌초’라 보고했고, 해군작전사령부도 합참과 국방부에 ‘좌초’라 보고했습니다. 해경 보고서에도 ‘천안함 좌초 발생 보고’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리고 사고 다음 날 해군2함대는 유가족들 앞에서 천안함이 좌초했다며 작전상황도를 펼쳐놓고 ‘최초 좌초 지점’까지 지목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한 번의 사고가 아니라 2번에 걸쳐 발생한 복합해난사고라는 것입니다. 좌초한 배는 그대로 둬야 합니다. 선체는 생각보다 약합니다. 외판두께가 1cm 정도밖에 안 되고 그것도 알루미늄합금이거든요. 그러니 좌초하면 외판이 찢어지죠. 그런데 무슨 이유에선지 좌초한 배를 빼냈어요. 그러면 어떻게 됩니까. 찢어진 곳으로 물이 소방호스처럼 들어오죠. 결국 기관실에 침수가 되어 엔진이 정지되고 표류하다가 인근을 항해하던 잠수함과 충돌하여 양쪽 다 인명피해가 발생한 겁니다. 충돌은 불가항력적이라 볼 수 있는데 좌초한 배를 빼낸 것은 분명한 과실입니다. 따라서 천안함 사고는 인재가 겹친 해난사고인 것이죠.

Q. ‘천안함 충돌’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말씀해주신다면.
충돌은 상대가 존재하는 것이고, 선체에 흔적을 남깁니다. 선체 외판에 충돌로 둥그렇게 함몰된 곳이 있고 상대 선박의 페인트가 묻어 있습니다. 천안함에는 없는 페인트 색이지요. 그리고 절단면 가장 가까이에서 사고를 당한 전탐상사는 ‘쿵 소리가 났고 천안함 동급의 함선이 와서 부딪힌 줄 알았다’고 증언을 했습니다. <YTN>은 사고 1시간 만에, <이투데이>는 4시간 만에 ‘천안함이 무언가와 충돌해서 반파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KBS <추적60분>을 통해 방송되었습니다만, 천안함 반파 후 적외선 카메라에 천안함과 충돌한 정체 미상의 물체가 영상으로 잡혔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Q. 천안함과 충돌한 물체의 정체는 밝혀졌습니까? 
천안함 수색 잠수 작업 중 순직한 故한준호 준위는 천안함이 있는 곳이 아닌 ‘제3의 부표’ 위치에서 숨졌습니다. 2010년 4월 6일 KBS 기자 세 명이 취재해서 특종으로 보도했는데 당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압박으로 기사가 내려갔고, 기자들은 지방으로 전출됐습니다. 불편한 진실에 접근한 대가를 치른 거지요. 기자들은 한 준위가 순직한 곳에서 함께 작업하던 예비역 UDT 대원들을 통해 중요한 사실들을 알게 됩니다. 해저에 60m 시커먼 물체가 있는데 둥그런 해치와 내부는 격벽으로 막힌 구조물이 있다는 겁니다. 모두 잠수함을 묘사하죠. 당시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서 ‘잠수함’이라고 적힌 메모를 들고 있었고요. 이 잠수함은 이스라엘 돌핀급 잠수함으로 저는 추정합니다. 

Q. 이스라엘 잠수함이라고 추정하는 이유가 있다면요?
우선 60m 길이의 돌핀급 잠수함을 가진 나라가 몇 안됩니다. 이스라엘과 한국, 터키, 남아공 정도죠. 왜 이스라엘이 한반도까지 왔을까요?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저는 분석합니다. 이스라엘은 베트남 캄란만에 잠수함 기지를 두고 있습니다. 페르시아만이 첫 번째 작전구역이었을 터인데 그곳은 이란, 이라크 앞마당이라 못 들어가죠. 그러니 수심과 조석간만의 차이가 비슷한 우리 서해가 훈련하기에 좋은 곳이죠. 그리고 북한이 미사일 부품들을 수출하는데 어디로 갑니까. 이란, 이라크, 시리아, 리비아로 갑니다. 이스라엘 적대국이죠. 그래서 이스라엘 잠수함이 우리 서해에서 훈련하고, 감시하고, 무언가 추적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 천안함 사고 직후, 일본 산케이신문 지국장이자 청화대 초빙교수인 요이치 시마츄씨는 ‘천안함 사건 발생 당시 북경에 있는 모사드(이스라엘 정보기관)가 매우 바빴다는 정보가 있다. 그리고 그 시기 이스라엘 잠수함 한 척이 서해에서 침몰했다는 소식이 있다’는 내용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Q. 국방부는 왜 이 사실을 필사적으로 숨겨왔을까요?
당시는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때였습니다. 한미합동훈련 중 해군 함정이 반토막 나고 46명의 장병이 숨진 대형 사건은 당시 이명박 정부로서는 악재 중 악재였겠지요. 미국도 우방국인 이스라엘 잠수함이 침몰했으니 최대한의 보안을 요구했을 것이고요. 그래서 정부는 진실은 덮고 모든 것을 잠재워 줄 ‘희생양’을 찾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겁니다. 이 모든 이유가 겹쳐지며 ‘북한 잠수정에 의한 폭침’이라는 ‘거대한 사기극’이 벌어진 것입니다. 

Q. 사고 당시 구조와 수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죠.
천안함이 반파되어 가라앉았는데 함수(배의 머리 부분)와 함미(배의 꼬리 부분)를 이틀 동안 못 찾습니다. 넓은 바다니까 그럴 수 있다고 믿는 국민들이 많은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가라앉은 지점을 아는데, 그곳으로부터 겨우 180m 떨어져 침몰했어요. 길이가 38m, 폭 10m, 높이 10m면 어지간한 10층짜리 건물 규모입니다. 작은 어선 한 척만 있어도 충분히 찾을 수 있었어요. 그걸 이틀 동안 못 찾았다는 겁니다. 천안함과 충돌해 용트림 바위 앞까지 떠내려가 가라앉은 잠수함 구조하기에 더 바빴던 겁니다. 천안함 함수와 함미 수색은 뒷전이었고요. 


정부가 국가기관을 총동원해 전 국민을 속인 사건

천안함 진상규명은 한반도 평화의 전제이자 

역사를 바로잡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Q. 대표님의 오랜 고투로 천안함 사고의 실체가 보입니다. 그동안 진실의 대가로 많은 탄압과 고통을 겪으셨죠.
초창기엔 위협이 심했습니다. 툭하면 전화해서 협박하고, 욕하고, “우리 지금 그리 간다”하고 끊어버리고, 사회적으로는 음모론자로 매도당하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그런데 어떡합니까. 돌아갈 곳도 없는데. 너무 멀리 왔어요. 돌아보면 아무도 없고. 그러니 가던 길 그대로 갈 수밖에 없는 거고요. 그러다가도 하나씩 진실의 단초를 발견하면 보람을 느낍니다. 다른 누군가라도 제가 열었던 뚜껑을 열고 진실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8년째 재판이 진행되고 있지만 최대한 많은 증인을 신청해 그들의 주장이 사실이든 거짓이든 역사적, 사법적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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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법원을 나서는 신상철 대표. 8년째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나눔문화



Q. 천안함 유가족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2010년, 북한 병사가 3.8선을 넘어 동해 22사단 막사 문을 두드리고 귀순한 ‘노크 귀순 사건’이 있었어요. 총성 한번 나지 않고 다친 사람도 없어요. 그런데 지휘관 9명이 옷을 벗었죠. 이게 군대입니다. 국방부 주장대로 천안함이 ‘어뢰 폭침’으로 침몰했다면 ‘경계실패’죠. 방어도 실패했고 훈련도 실패한 겁니다. 마땅히 처벌받아야 하는 일이지요. 그런데 지휘계통의 간부 대부분은 면죄부를 받거나 승진했습니다. 말이 안 되는 일이죠. 사실 우리 해군은 그렇게 무능하지 않습니다. 24전 24승 이순신의 후예 아닙니까. 유사 이래 패배한 적이 없습니다. 천안함이 폭침당했다는 건 희생 장병들을 모욕하는 것입니다. 지금 유가족 생존자 모두 2차 피해를 받고 있습니다. 가족과 동료를 잃은 슬픔이 1차 피해라면, 양심을 억누르고 살아야 하는 것이 2차 피해입니다. 이제는 ‘진정한 영웅’이 되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은 진실을 밝히는 것입니다. 그래야 돌아가신 분들도 영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진정한 영웅은 진실 위에 우뚝 서는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천안함 사건의 진상규명을 바라는 시민들과 <나눔문화> 회원들에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21세기 한국사회에 중요한 사건 3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2010년 천안함 사건, 2012년 개표부정선거, 2014년 세월호 참사. 천안함 사건과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가 한 일은 외형만 다르지 본질은 똑같았습니다. 관계자들을 반드시 ‘응징’해야 합니다. 친일, 친독재 잔재 등 나쁜 짓 해도 벌 받지 않는다는 경험이 70년을 넘었습니다. ‘응징’이 빠진 역사는 악순환을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역사를 바로잡는 첫 단추 중 하나가 천안함입니다. 그러나 너무 조급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수많은 거짓을 쌓아 올린 자들은 그 거짓의 무게로 스스로 떨어져 내릴 것입니다. 그러면 진실의 길은 하나둘 열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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