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면_4대강-1-메인-3.png


22조 원의 혈세를 들여 4대강을 녹조물로 만든 이명박 정부의 4대강 토건사업. 발암물질 수돗물, 물고기 떼죽음, 연간 유지비용 최소 2조 원 등 숱한 문제가 벌어졌음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은 물론 공사 책임자 중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새 정부의 환경부 또한 수문 일부만 개방하고 있어 4대강 적폐청산과 재자연화의 길은 멀어 보이기만 하는데요. 다시 여름이 오고 녹조가 막 올라오던 지난 5월 28일, 나눔문화는 10년째 죽어가는 강의 진실을 알려온 김종술님을 찾아 금강으로 갔습니다. 
기자이자 ‘금강 지킴이’인 그는 전 재산을 털어 활동해왔고, 녹조물까지 마셔가며 취수 중단과 댐 수문 개방을 외쳐왔습니다. 그가 온몸으로 써 내려간 기사만 1,200여 건. 그의 기사에는 강의 죽음 앞에 선 한 인간의 분노와 슬픔이 흐르고 있습니다. 김종술님과 함께 충남 공주보에서 세종보, 백제보까지 8시간 동안 금강 전역을 돌며, 지난 10년의 이야기와 되살아나는 4대강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지난해 첫 수문 개방 이후,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고 있는 현장의 모습과 대화를 전합니다. 인터뷰·정리 | 김재현 사회행동팀장, 김예슬 사무처장


20180614_4river12.JPG

금강 중류 공주보에서 김종술님과 만난 나눔문화. 강변에 원래 있던 너른 모래사장 대신에 펄과 잡초가 무성했다. ⓒ나눔문화



Q. (금강 중류 공주보에서) 멀리서는 강이 깨끗해 보였어요. 
‘100미터 미인’이라는 말이 있죠? 4대강이 그래요. 4대강 공사로 강 가까이 접근하기 어렵게 만들었거든요. 대부분 차를 타고 멀리서 보는 거죠. 가까이서 봤다면 누구라도 분노했을 거예요. 그동안 많은 분들이 찾아왔는데, 강에 들어가려고 장화까지 챙겨온 분들은 처음이네요. (웃음) 이곳이 강의 중류, 공주보에요. 상류에 세종보, 하류에 백제보가 있어요. 그런데 지금 물이 상류 쪽으로 거꾸로 흐르잖아요. 흐르는 게 아니라 그냥 바람에 움직이는 거죠. 4대강 사업으로 수심을 깊이 파고 물을 가둬놓고 나서 강물이 전혀 흐르지 않았어요. 강의 소리도 사라졌고요. 침묵의 강, 죽음의 강이죠.

Q. 강변이 다 펄이네요. 허벅지까지 빠질 만큼 깊어요.   
원래 강변에는 모래가 있어야 해요. “금모래 은모래빛 강변”이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4대강 공사 이후 이렇게 펄이 됐어요. 쌓이고 쌓여서 바닥까지 썩었죠. (삽으로 강바닥 펄을 푸며) 그 증거가 이 실지렁이예요. 얘네들은 시궁창 바닥 같은 곳에 살아요. 산소가 없는 곳 말이죠. 펄에서 썩은 냄새가 나죠? 지난해 수문을 열고 나서 100배는 좋아진 거예요. 모든 문제가 결국 물이 흐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게 녹조 현상이죠. 날씨가 더워지면 시멘트 반죽처럼 질퍽한 녹조가 강 전역에 깔려요. 햇빛과 공기가 완전히 차단되면서 물속 용존산소가 사라지고, 물고기들은 숨을 쉬려고 수면 위로 머리를 내밀었다 들어가요. 

20180614_4river4.png

2016년 8월, 강 전역이 녹조로 뒤덮인 백제보 상류 ⓒ김종술

20180614_4river5.png

(왼쪽) 2018년 5월, 사라지지 않은 강가 펄 속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 (오른쪽) 2014년 6월, 금강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 ⓒ김종술

20180614_4river6.png

2018년 5월 세종보 인근, 고여있는 물에 녹조가 가득하다 ⓒ나눔문화

20180614_4river7.png

2017년 7월, 공주보 앞에 죽은 채 떠 있는 잉어 ⓒ김종술



Q. (하류 백제보에서) 2012년,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죠.
대재앙이었죠. 죽은 물고기가 배를 뒤집은 채 떠다녀서 강이 온통 하얀색이었어요. 물고기 썩는 냄새에 기절할 정도였죠. 당시 환경부가 10일간 5만4천 마리가 죽었다고 발표했는데, 제가 사체 자루를 일일이 헤아린 숫자가 60만 마리입니다. 정부가 10일째 수거를 중단하면서 “인간이 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섰다”고 했어요. 사체를 어디에 버렸는지도 공개하지 않았는데 나중에야 쓰레기장에 파묻었다는 게 드러났죠. 매일 같이 죽은 물고기를 보면서 엉엉 울었어요. 떼죽음의 원인이 ‘용존산소 고갈에 의한 질식사’라는 건 현장 사람들도 전문가들도 다 아는 사실이에요. 그런데 환경부는 원인을 알 수 없다면서도 “4대강 사업과는 무관하다”고 발표했으니, 말이 안 되잖아요? 

Q. 그럼 지금 금강에는 어떤 물고기가 살고 있나요?
떼죽음 당시 7일째 새벽엔가 제가 136.5cm짜리 죽은 물고기를 발견했어요. 너무 커서 처음엔 사람인 줄 알고 얼마나 무서웠다고요. 환경부 사람들도 놀라서 바로 갖다 버렸어요. 그때 주민들은 “더 이상 금강에 죽을 게 없다, 이제 금강의 씨가 말랐다”고 한탄했죠. 우리나라 물고기 전문가인 전북대 김익수 교수가 “여기 물고기는 대부분 사라졌다”고 했어요. 한국 고유 어종인 미호종개, 쏘가리처럼 몸집이 작은 종은 거의 다 죽었고 붕어, 잉어, 메기처럼 덩치 큰 종이 조금 살아남았죠. 최근엔 죽은 물고기가 잘 안 보였는데, 같은 동족이 죽은 물고기를 잡아먹더라고요. 먹을 게 없으니까요. 

Q. 심각한 문제는 이런 물이 식수로 사용된다는 점인데요.
2015년에 한 일본 학자가 낙동강, 영산강, 금강의 남조류 수치를 검사했는데, 세계보건기구의 먹는 물 기준에 각각 434배, 196배, 310배를 초과했어요. 문제는 남조류의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발암물질인데 물을 끓여도 안 죽고 치료 약도 없어요. 브라질에서는 남조류 물을 혈액 투석에 사용했다가 수십 명이 사망했죠. 미국 오하이오주 정부는 남조류 수치가 조금 높아지자 물 공급을 전면 중단하고 생수를 공급했어요. 우리나라는 수돗물이 더러워서 위험을 알리고 공급을 중단한 사례가 있나요? 매뉴얼이 다 있는데도 정부는 “기준치 이하라 괜찮다, 정수처리로 거를 수 있다”고 하죠. 하지만 1%만으로 기준치 3~4배는 초과해요. 4대강 물을 먹은 피해는 반드시 나타날 거에요. 그때 가면 국가는 다 개인 질병으로 떠넘기겠죠. 


20180614_4river14.jpg

2017년 6월, 충남 논산시 황산대교 인근에서 녹조를 촬영하고 있는 김종술 ⓒ김종술

20180614_4river13.jpg

2017년 6월, 충남 부여군 내성리 수상 레저 선착장에서 녹조물이 된 금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김종술님 ⓒ김종술


Q. 그런 물을 마시면서 4대강의 실상을 알려오셨는데요.
저라고 왜 먹고 싶었겠어요. 근데 정부가 2급수(먹는 물로 취수할 수 있는 수질)라고 했잖아요. 물 분석을 맡기려고 해도 아무도 안 해주니까 제 몸으로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죠. 녹조물을 마신 이후로 피부병과 주기적인 두통에 시달려요. 건망증도 심해졌고요. 지금도 하루에 2번은 약을 먹어요. 손에 닿는 데마다 약이 있어요. 한 번 아프기 시작하면 대책이 없거든요. 정부나 학자, 언론이 진실되게 알렸다면 제가 녹조물까지 먹을 일은 없었겠죠. 

Q. 4년 전 큰빗이끼벌레도 그래서 먹을 수밖에 없었나요?
저에겐 하나의 절규였어요. 그동안 사업해서 모은 돈, 가족 친구한테 빌린 돈, 아버님이 남겨준 땅까지 팔아서 활동해왔는데 어느 날 집에 있는 동전까지 다 모았더니 5,600원이 남았더라고요. 그 돈으로 빵을 사서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보고 끝내자’라는 마음으로 강에 갔죠. 그때 큰빗이끼벌레를 발견한 거예요. 도대체 이 정체가 뭔지 알려고 먹어 볼 수밖에 없었어요. 그날 몸에 우둘투둘 뭐가 나서 피가 나도록 긁고, 밤새 머리를 벽에 박을 만큼 온몸이 아팠어요. 사람이 먹으면 이렇게 되는 게 4대강에 살았던 거에요. 그렇게 쓴 큰빗이끼벌레 기사를 30만 명이 봤어요. 다음날 기자들 전화가 빗발쳤고, 금강을 찾는 사람도 늘어났죠.   

Q. 금강은 한강, 낙동강에 비해 관심이 적었던 것 같아요.
제가 한강에서 활동했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2016년 여주의 한강 상수원 보호구역 강바닥에서 실지렁이, 붉은깔따구를 발견한 걸 기사로 썼는데, 바로 다음 날 민주당이 ‘4대강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논평했어요. 아무래도 한강은 2천만 수도권 시민의 식수원이고 ‘내가 먹는 물’이니까 관심이 크죠. 이곳 금강은 서울 식수원도 아니고 멀리 떨어져 있잖아요.

Q. 지난 10년간 싸우면서 협박도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이곳에서 ‘전라도 깽깽이’라고 불렸어요. (김종술님 고향은 전남 장성이다) 사진 찍다가 삽으로 얻어터지고, 전화로 “300만 원이면 중국인들이 죽여준다더라” 협박당하고, 경찰이 “국정원 와 있는데 어쩌려고 하냐”고 하고. 아무도 모르게 죽을 수 있겠구나 싶었죠. 오죽하면 좋아하던 술을 끊었겠어요? (웃음) 4대강 공사 한창때 어떤 기자들은 대놓고 “광고 따러 왔다”고 말했어요. 4대강 홍보 기사 쓰러 왔다는 거죠. 당시 몇몇 언론 빼놓고는 4대강 공사에 부역했다고 봐야죠. 그러니 공사 책임자들은 맨날 와서 “얼마면 돼요?”라고 묻고. 사람을 돈으로 취급하는 거예요. 그래도 ‘지지 않는 방법은 계속 가는 일밖에 없다’고 다짐하면서 카메라 하나, 수첩 한 권 들고 매일 강으로 갔어요. 

20180614_4river9.png

2018년 5월, 세종보에서 김종술님과 김예슬 사무처장 ⓒ나눔문화


Q. 정권이 바뀌었어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는데요.
국토부는 하는 일이 개발이잖아요. 환경부는 개발을 할 때 심각한 자연 훼손을 막는 최후의 보루고요. 그런데 환경부가 앞장서서 4대강을 파괴했잖아요. 그럼 환경부가 무슨 필요가 있어요? “환경부 이름 떼고 국토부 산하로 들어가라”고 했죠. 대통령, 장·차관이 바뀌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공무원들은 그대로니까요. 처음 수문 개방 때 30cm만 열었어요. 공주보가 다 열린 건 불과 두 번째에요. 그건 부유물 제거밖에 안 돼요. ‘강바닥’은 다 썩어있는데 ‘강표면’만 좋아진 것처럼 보여주는 거죠. 지난 9년간 환경부, 수자원공사, 국토부 공무원 3분의 1이 승진했어요. 다 4대강 공사 수혜자이죠. 그런데 자신들이 한 4대강 공사가 잘못됐다는 걸 인정하고 싶겠어요? 그걸 자기 손으로 허물고 싶겠어요? 대통령이 수문을 열라고 지시해도 어떻게든 적게 열려고 저항하고 있어요. 지금도 강물이 2급수라고 주장하잖아요. 정책도 중요하지만, 적폐청산이 되어야죠. 지금까지 누구 하나 4대강에 대해 잘못했다, 인정하고 사과하는 사람이 없잖아요. 이런 ‘4대강 마피아’들을 청산하지 않고서는 4대강 재자연화는 쉽지 않을 거예요. 

Q. (백제보 전망대에서) 강폭만 500미터가 넘어 보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이 물로 가뭄에 대비한다고 했죠.?
거짓말이었죠. 4대강 물을 쓰려면 펌프장이 있어야 하는데 마스터플랜에는 그게 없었어요. 물을 바가지로 푸나요? (웃음) 준공하자마자 2012년에 가뭄이 닥쳤고, 수자원공사와 군부대에서 물차로 강물을 퍼 날랐죠. ‘가뭄의 진실’이 또 하나 있는데요. 2015년 충남이 42년 만의 가뭄이라고 난리였어요. 통계청 자료를 확인해 보니, 상수관이 노후 돼 누수량이 많았던 거에요. 부여는 무려 49.3%였죠. 관리가 전혀 안 된 거죠. 세상에, 물을 사서 반만 먹고 버리는 사람이 어딨어요? 관련 공무원이 다 잘릴 문제였죠. 그래 놓고 제일 먼저 들고나온 대책이 “주민들이 물을 많이 쓴다, 물값을 올려야 한다”는 거였어요.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국민들 탓하고, 약자에게 떠넘기는 거죠. 

Q. 4대강 등 하천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은 갈수록 부족할 겁니다. 물을 관리하는 방식부터 다시 생각해야 해요. 옛날엔 논마다 둠벙이 있었어요. 가뭄에 대비해 파놓은 작은 저수지죠. 그런데 박정희 시절, 논을 바둑판처럼 만들고 둠벙을 다 없앴어요. 대신 저수지와 댐에서 물을 공급해줬죠. 그리고 국가가 물을 팔기 위해 광역 상수도를 만들었고요. 옛날엔 물맛이 동네마다 우물마다 다 달랐는데 지금은 전국 물맛이 똑같죠? 수돗물 맛. 금강과 낙동강 물은 완전히 달라요. 같은 1리터라도 무게가 다르죠. 물 성분도 생물 종도 다르기 때문이에요. 하천 관리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이런 부분까지 세심히 신경 써야 해요.


20180614_4river8.png

2018년 5월, 금강 세종보 수문 개방 이후 돌아온 모래톱 ⓒ나눔문화 

20180614_4river10.png

2017년 11월, 모래톱과 함께 돌아온 백할미새 ⓒ김종술

20180614_4river11.png

2018년 2월, 금강이 흐르는 세종시 ‘청벽’에 크고 작은 모래톱이 만들어지고 있다 ⓒ김종술



Q. (금강 상류 세종보에서) 와! 여기는 모래가 많이 보이네요. 물이 흐르는 소리도 들리고요.
4대강 16개 댐 중에 유일하게 세종보 수문을 전면 개방했어요. 수문을 열고 처음 왔을 때 강물 소리를 듣고 눈물을 흘렸어요. 침묵의 강이었던 이곳에서 상상도 못 한 일이니까요. 여기는 물이 더 차죠? 고인 물은 햇빛을 그대로 받아 온도가 높아요. 저기 봐요. 모래가 스스로 길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그 옆에 왜가리, 저 앞에 물떼새 보이죠? 강의 희망이 돌아온 거예요. 며칠 전에 꼬마 물떼새가 여기에 알을 낳았어요. ‘얘들이 쉽지 않은 일을 하고 있구나,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죠. 그 아이가 태어나면, 금강의 미래가 되는 거니까요. 저는 그 하나의 알을 지키고 싶은 거예요.    

Q. 정말 기쁜 소식입니다. 많이 회복됐다고 볼 수 있나요?
분명 좋아졌지만 물은 갑자기 확 좋아지진 않아요. 산소를 잡아먹는 오염원이 아직 많고, 모래 아래는 여전히 펄이고요. 재첩, 얘가 원래 금강의 주인인데 지금은 한 마리도 없어요. 가장 중요한 건 물 속의 저서생물(플랑크톤 같은 종류)이 돌아오는 거예요. 그래야 물고기가 돌아오고, 새가 돌아오고, 삵과 야생동물이 돌아와요. 그러면 사람들도 강을 찾아 돌아오겠죠. 올여름에 큰비가 오길 바라고 있어요. 강바닥 오염물까지 다 쓸려가도록요. 

Q. 수문 개방만이 아니라 하굿둑 개방까지 필요하겠어요.
강의 진정한 복원은 하굿둑까지 여는 거예요. 사람으로 치면 허리 고무줄만 푼다고 혈액순환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발목까지 풀어야 피가 돌고 건강해지죠. 작년에도 녹조가 워낙 심하니까 세종, 공주, 백제보를 열어서 ‘펄스 방류’를 했어요. 여기 쌓였던 녹조물과 펄이 다 어디로 가겠어요? 하굿둑에 쌓이죠. 그렇다고 하굿둑을 갑자기 열면 바닷물이 녹조물이 돼요. 하굿둑까지 열되 순차적, 한 두 달에 걸쳐 서서히 흘러가게 열어야죠. 세계의 95%가 바닷물이고 우리가 사용하는 물은 겨우 0.1%도 안 돼요. 0.1%를 사용하면서 99%를 오염시키면 다음 세대는 살 수 없게 되겠죠.

Q. ‘4대강 재자연화’의 방향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독일도 운하를 만들었다가 재자연화를 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들어요. 다행히 우리 강은 상류와 하류의 표고차가 커서 강의 자정력과 복원력이 강해요. 그러니 강을 믿어야죠. 댐과 콘크리트 등 복원에 방해되는 인공구조물만 걷어내고 최소한만 개입하면 좋겠어요. 4대강 사업하듯 인공적으로 강을 되살리려고 하면 또 하나의 ‘재자연화 건설’이 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야 해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늘 영문도 모르고 희생을 당해왔어요. 지방분권은 권력만 나누는 게 아니라 지역의 목소리를 듣는 거예요. 그게 진정한 민주주의죠. 조금 더디더라도 차근차근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Q. 4대강 지키기 활동은 언제까지 하실 생각이신가요?
금강에 깃든 지 벌써 15년이네요. 강변을 걸을 때 발가락 사이로 모래알이 빠져나가는 느낌, 노을녘에 강물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광경은 거의 황홀경이었죠. 이런 곳에 살면 밥 안 먹어도 좋겠다 싶어서 (웃음) 다음 날 짐 싸서 내려왔죠. 강을 바라보는 게 위안이었어요. 돌아가신 부모님이 보고 싶을 때, 힘든 일이나 기쁜 일이 있을 때, 강은 다 받아줬어요. 그런데 4대강 공사로 침묵의 강이 되었고 물고기도 사람도 새도 모래도 다 떠났어요. 제가 반했던 아름다운 강이 돌아올 때까지 해야죠. 하지만 매일매일 한계를 느껴요. 오늘도 자동차 기름이 떨어졌는데 카드 한도 초과로 조금 모아둔 병원비를 썼어요. 실은 정권이 바뀌고 더 어려워졌는데요. 이제 ‘수문도 열고 4대강이 좋아지지 않았냐’ 라는 분들이 많아요. 그만큼 관심이 줄었죠. 

Q. 마지막으로 4대강을 지켜온 분들께 전할 말씀은?
강을 찾아오는 분들께 하는 말이 있어요. “제 얘기를 듣기보다 저 강물을 만져보세요. 바로 염증이 생길 겁니다. 당신의 아픔과 강의 고통을 꼭 이야기해주세요. 그래야 나의, 우리의 일이 됩니다.” 오늘 하루만큼은 4대강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강이 좋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상처가 많아요. 환경 문제는 우리 생활에 당장 큰 영향이 없으니 정치권에서는 잘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하지만 5년, 10년 뒤에는 엄청난 대가로 돌아올 수밖에 없어요. 앞으로도 4대강 같은 환경 문제에 목소리를 내주시면 좋겠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도와주고 지켜주신 많은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김종술님이 기록해온 4대강의 진실과 저항, 그 이야기를 담은 책이 올여름 출간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0180614_4river2.png
5월 28일, 김종술님과 함께한 ‘금강 동행 취재’. 지난 10년 동안 4대강 파괴의 진실을 알리며 금강을 지켜온 김종술님께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담은 피켓을 전했습니다. 아직 수문이 열리지 않은 백제보에서 “흘러라 강물”을 외치는 나눔문화 김예슬 사무처장과 김종술님의 모습. ⓒ나눔문화
20180614_4river3.png

2009년, 4대강 공사 직전 모래톱이 있던 금강 공주보 상류 ⓒ김종술 




46cec26fcfa349b303f5859ffa43f034.jpg
         위 글은 나눔문화 격월간 회원소식지
        <나누는 사람들> 2018년 5-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나눔문화 후원회원에게 전해지는 <나누는 사람들>을 통해
          나눔문화의 활동 소식과 우리 시대 희망의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기타 [나눔문화 소책자 신청하기] '작은 책 한 권... 나눔문화 2014.10.13 91469
1408 기타 조계종 종단 개혁 단식 30일, 88세 설조 스님 나눔문화 2018.07.19 32
1407 삼성바로세우기 ‘삼성 바로 세우기’ 농성 1,000일 문화제 나눔문화 2018.07.05 90
1406 노동존엄 지키기 다시 설치된 쌍용차 대한문 분향소 나눔문화 2018.07.03 113
1405 기타 '못다 핀 꽃'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故김순덕 할... 나눔문화 2018.06.29 107
» 4대강 파괴 반대 [4대강 되살리기 특별 인터뷰] ‘금강 지킴이’ 김... 나눔문화 2018.06.15 358
1403 기타 2018년 여름, 급진하는 여성해방 운동 나눔문화 2018.06.14 303
1402 민주주의 지키기 '양승태 대법원' 엄정 수사 촉구 강정-밀양 주민 ... 나눔문화 2018.06.08 128
1401 민주주의 지키기 "법이 우리를 죽였다" KTX 해고 승무원, 2시... 나눔문화 2018.05.29 180
1400 민주주의 지키기 5·18광주민주화운동 38주년을 기억하며 나눔문화 2018.05.18 374
1399 기타 [천안함 진상규명 특별 인터뷰] 신상철 前천안함 ... 나눔문화 2018.05.03 376
XE Login
나눔문화 후원회원님께서는 로그인 하시면
회원정보수정, 후원금영수증 발급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없이도 사이트 이용과 글쓰기는 가능합니다.
자세한 안내 보기


후원회원 ID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