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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0일, 이스라엘 병사가 예루살렘 구시가지 성벽 위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저 멀리 통곡의 벽 너머로 황금돔 모스크가 보인다. ⓒAP



지금 세계의 눈은 일촉즉발의 예루살렘을 향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6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스라엘 행정수도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이로써 중동 분쟁의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마침내 레드라인을 넘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예루살렘은 ‘중립지대’, 국제법 깬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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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한다고 서명한 선언문을 들고 있는 트럼프. ⓒAP 


트럼프의‘예루살렘 선언’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입니다. 예루살렘은 유대교, 이슬람, 기독교 모두의 성지이자 수천 년간 아랍인들이 살아온 지역입니다. 1947년 UN은 팔레스타인을 아랍 지구 및 유대 지구로‘강제분할’하면서도 예루살렘만은 ‘중립지대’로 남겨두었고, 이후 어떤 국가도 예루살렘에 대사관을 두지 않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1995년에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법을 제정한 미국조차도 모든 대통령이 이전을 보류해왔습니다. 
그러나 예루살렘은 이미 ‘빼앗긴 땅’. 1948년 건국을 선포한 이스라엘은 1차 중동전쟁으로 서예루살렘을 병합했고, 1967년 3차 중동전쟁으로 동예루살렘을 불법 점령했습니다. 이후 이스라엘은 “온전하고 단일한 예루살렘”을 수도로 삼겠다며 UN의 철수 권고를 무시하고 불법 정착촌을 건설, 점령지를 늘리며 팔레스타인인을 추방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선언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의 ‘실효적 지배’를 ‘합법적 지배’로 굳히려 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숨겨진 계산

미국 인구의 단 2%에 불과하지만 세계 정치와 경제를 좌우하는 유대인은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기반입니다. 중동 화약고에 “불덩어리”를 던진 이번 결정이 트럼프의 ‘지지층 결집용’이라고 분석되는 이유입니다. 거기에 “중동의 맹주” 사우디가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밀착하고 있는 절묘한 시기. 사우디가 세계 무기 수입 1위국이라는 사실에는 미국 군산복합체의 그림자가 어른거립니다. 미국이 개발 중인 이스라엘 연안의 세계 최대 천연가스전도 2019년 본격 생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터키, 요르단, 이집트 등에 수출 판로를 닦고 관계 개선을 시도하며 팔레스타인을 고립시키고 있습니다.


“나는 자유의 팔레스타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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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7일, 23명의 이스라엘 군인이 16세 팔레스타인 소년 알 주디니의 눈을 가린 채 끌고가는 모습. 이 소년은 심부름을 가던 길에 무작정 체포되었다. 현재 약 320명의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이스라엘 구금시설에 갇혀 있다. ⓒAbed Hashlamoun 

타국의 대통령이 한 나라의 주권을 짓밟고, 57개국 18억 무슬림을 모욕한 상황. 팔레스타인은 물론 터키, 요르단, 레바논, 인도네시아 등에서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시위대의 주축은 10대 아이들. 점령된 땅에서 태어나 추방의 위협에 떨며 가족과 친구가 불시에 체포되는 일상, 그리고 직업 선택의 자유조차 없는 ‘제도화된 폭력’ 속에 자란 아이들은 “나는 자유의 팔레스타인인이다” 외치고 있습니다. 던질 것이라곤 돌멩이밖에 없는 아이들을 향한 이스라엘 군의 조준 사격과 공습기 진압으로 현재까지 11명이 숨졌고, 1,000여 명이 다쳤습니다. 


한국 등 128개국 ‘예루살렘 선언 반대’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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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5일, 레바논의 팔레스타인 난민촌 <자이투나 나눔문화학교> 아이들이 국기를 들고 미국 대사관으로 행진하는 모습.ⓒ나눔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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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2일, 트럼프 선언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 후, 광화문 미국 대사관에서 이스라엘 대사관까지 행진한 나눔문화 연구원들.ⓒ나눔문화


12월 18일, UN 안보리의 ‘예루살렘 선언 무효’ 결의안은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습니다. 이에 193개 UN 회원국은 21일 긴급총회를 열어 ‘선언 반대’ 결의안 표결에 나섰고, 트럼프는 “누가 반대하는지 지켜보겠다”며 노골적으로 협박했습니다. 그럼에도 128개국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결국 결의안이 통과됐습니다. 그동안 이-팔 분쟁에 있어 미국과 이스라엘의 손을 들어온 한국도 이례적인 찬성 결정을 내렸습니다. 식민지배와 전쟁을 거쳐 촛불혁명으로 전 세계에 용기를 준 한국의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선택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불복하며 전 세계를 상대로 전면전을 펼치는 미국과 이스라엘. 두 나라는 세계인의 요구를 받아들여, 불법적인 예루살렘 선언을 폐기하고 진정한 중동 평화의 길에 나서야 합니다. 

글 | 윤지영 글로벌평화나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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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나눔문화 격월간 회원소식지
        <나누는 사람들> 2017년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나눔문화 후원회원에게 전해지는 <나누는 사람들>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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