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는 시리아 내의 쿠르드 자치구 침략을 중단하라


터키가 지난달 20일 시리아 내의 쿠르드 자치구 침략을 시작했다. 터키군은 쿠르드 자치지역인 아프린에 탱크와 전투기 폭격을 퍼붓고 있다. 명분은 “테러리스트 PKK(쿠르드노동자당) 소탕”이다. 지난 1일, 터키군은 ‘테러리스트’ 790명을 사살했다고 밝혔으나, 폭격을 받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민간인이다. 어린이 등 민간인 수백 명이 사망했다. UN은 지금까지 1만6천여 명이 집을 잃었다고 밝혔으며, 살아남은 쿠르드인들은 터키군의 공습을 피해 가혹한 추위에 동굴 속에서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


쿠르드 독립을 봉쇄하기 위한 침략
터키의 침략 목적은 쿠르드 독립 정부 수립을 막기 위한 것이다. 터키군이 진격하고 있는 곳은 시리아-쿠르드 자치정부 지역으로, 터키군과 맞서고 있는 인민수비대(YPG)가 군사와 치안을 책임지고, 쿠르드 정치조직 민주동맹당(PYD)이 병원과 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다. 터키의 표적이 된 PKK는 터키 내의 쿠르드 '독립운동 단체'로 쿠르드인을 대변하는 정치조직이다. 이번 침략에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이 있다. 10년 넘게 터키를 통치해온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해 개헌을 통해 2034년까지 정권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쿠르드 침략은 터키 내의 반독재 여론을 잠재우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되어왔다.

러시아와 미국이 ‘허락’한 침략
침략은 러시아의 사전 동의로부터 진행되었다. 러시아는 터키의 요청대로 아프린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하는 대신 1월 30일 러시아가 개최한 '시리아 국민대화 대표자회의’에 터키 정부의 참가 약속을 얻어냈다. 이 회의는 실상 러시아의 ‘시리아 주도권’을 천명하는 자리였다. 또한, 러시아는 1조 원 이상의 규모로 예상되는 터키 가스관 건설 계약을 얻어낼 수 있었다. 미국은 국익을 계산하며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미국과 협력하며 ISIS(이슬람국가) 소탕에 앞장서온 쿠르드에게 돌아온 것은 결국 배반이었다. 지금 쿠르드는 강대국들의 ‘허락’ 속에서 ‘학살’ 당하고 있다.

침략에 쓰이고 있는 한국 무기 기술
쿠르드의 역사는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고통당해온 한국의 역사와 닮았다. 최대 4,0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쿠르드족은 '세계 최대의 소수 민족'이다. 이들은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나라를 세우지 못했다. 16세기 오스만 제국의 강제 점령, 1차 세계대전 중 영국 등 강대국들의 분할통치, 이후 터키, 이라크, 시리아로의 강제 분할까지. 이 속에서 쿠르드인들은 '2등 국민' 취급을 받으며 의료와 교육은 물론 최소한의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이 터키에 수출한 무기 기술이 쿠르드인을 학살하는 데 쓰이고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쿠르드 침공의 주력 무기 중 하나인 ‘T-155 프르트나 곡사포’는 한국의 'K-9 자주포' 기술을 활용한 것이다.

제2의 시리아 내전을 여는가
2011년 시작된 '시리아 내전'은 미국과 러시아, 사우디와 이란, 중국과 유럽 등 '강대국의 대리전쟁'이었다. 지난 7년간 시리아에서 숨진 사람은 34만여 명. 어린이와 여성 등 민간인 사망자만 10만여 명에 이른다. 터키 침략은 제2의 시리아 내전의 문을 열게 될 수도 있다. 시리아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에 대한 주도권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시리아의 비극을 끝내야 한다. 지금 그 실마리를 쿠르드가 쥐고 있다. 강대국의 개입만 없으면 쿠르드인들은 평화를 건설할 능력이 있다. 이들은 ISIS에 맞서 승리해서 수도 락카를 함락하는 등 최전선에서 시리아 안정화에 기여해왔다. 내전 7년 만에 찾아낸 희망인 것이다.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르드에 대한 침략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국제사회와 한국정부는 쿠르드에 대한 침략을 중단시키고 시리아의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18년 2월 4일
나눔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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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2일 터키군이 시리아 쿠르드 자치지역 아프린에 탱크를 몰고 가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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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3일 터키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쿠르드인들의 장례식 행렬 ⓒ시팜 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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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0일 시리아 쿠르드 인들이 터키 공습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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