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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한번 놀러와요. 봄 되면 깽깽이풀, 머위, 수선화, 목련, 명자나무... 

곳곳이 꽃천지라 정말 이뻐요. 겨우내 연구원들 광장에서 고생 많았는데, 

텃밭에서 수확한 것들로 밥 한끼 차려주고 싶어요." 

김행란님은 대법원 도서관에서 일하다 귀농한 나눔문화 13년차 회원입니다. 

경기도 퇴촌에서 무경운 자연농법으로 텃밭을 일구며 

이웃들과 사이좋게 살아가는 김행란님의 봄날의 향기로운 초대, 함께 가보실까요? ^^  

인터뷰_ 이현지 회원섬김팀장



이곳에 정착하신지 9년 되었다고요. 

귀농하시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나이 들면 귀농하자' 이렇게 계획을 세운 건 아니었어요. 

자연과 더 가까이 살고 싶다는 본능이 내 안에 늘 있었고, 

그것을 충실히 쫓아 귀농까지 하게 된 거 같아요. 

생태건축 강연을 듣고 주말농장에서 농사를 짓고, 

귀농운동본부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런 인연이 저를 여기까지 이끌었네요. 



낯선 생활환경 때문에 가족들 반대나 걱정은 없었나요?

"네가 농사를 안 지어봐서 그렇다.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특히 저희 어머니가 반대를 많이 하셨죠. 

일을 그만두면 당장 굶어죽는 줄 알았으니... 

저도 퇴직까지 할 생각은 없었어요. 

평생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다는 건 두려운 일이잖아요. 

그런데 출퇴근하면서 답답했어요. 

제 직장이었던 대법원 앞에서 108배로 시위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 모습을 도저히 못 보겠더라고요. 

세월호 참사 때도, 출퇴근 길에 운전하다가 뉴스 들으며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그러다 어느날 저도 모르게 명예퇴직 신청을 하게 됐죠. 

이익이 아닌 이치를 생각했던 것 같아요. 



자연과 더 가까이 지내면서 몸도 마음도 바뀌었을  것 같은데요.

많이 건강해졌죠. 풀이 자라면 나물무침하고, 쌈채 자라면 쌈채소에 밥 해먹고. 

예전엔 몰랐는데 제 또래 사람들이 다 약을 먹고 살더라고요. 

후배들이 "선배님은 정말 건강하다"고 하는데 원래 허약했던 체질이었어요. 

가만히 앉아서 머리만 쓰고 살았으니... 농사일이 힘들 때도 있지만 

30분 정도 호미질을 하다보면 마음이 참 편해져요. 마치 명상하는 것처럼요. 

원래 환갑 기념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싶었는데

'내 산티아고는 여기다!'이러며 밭에 있었죠. 

밭을 사랑해서일까요^^ 밭이 너무 이뻐요. 

어느 아침에 흙 위에 작은 마늘싹이 하나 돋아났을 때 얼마나 기쁘던지.



여러 가족이 함께 한 집에 살았다고요. 

혼자 또는 한 가족만 사는 도시생활이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상상이 잘 안되는데, 불편하지는 않으셨어요? 

처음에는 다섯 가족이 함께 살았어요. 

그러면서 나에 대해, 우리 가족에 대해 그리고 타인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됐어요. 

가족마다 문화가 다 다르니까요. 아마 또래끼리 살았다면 힘들었을 거에요. 

그런데 저희 어머니가 구심점이 되어주셨죠. 

어른이 계시니까 시간 맞춰서 같이 밥도 먹게되고요.

같이 밥 먹으며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정이 많이 들었죠.



귀촌 9년, 귀농 3년차 그동안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무엇일까요.

귀농은 혁명이에요. 저는 귀농하고 사람이 됐어요.^^ 

먹고 쓰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을 대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졌어요. 

예전엔 사람을 제 기준으로 판단했는데, 지금은 저와 생각이 달라도 존중해요. 

그냥 사람으로서 정이 가요. 제가 만나는 사람들이 저를 

더 성숙하게 해줘서 나이가 들어도 즐겁고 좋아요. 

순간 순간을 잘 살면 되죠. 건강검진도 안 받아요. 

특별히 아프지 않으면 그 시스템에 얽매일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아프면 자연사 하는게 낫다고 생각해요. 

즐겁게 살다가 자연의 이치대로 떠나고 싶어요. 

꽃이 제 속도로 피어나는 것처럼.



마음에 와닿는 말씀이에요. 나눔문화와 함께 하신지도 벌써 13년인데요.

나눔은 그냥 좋았어요. 처음 회원모임에 갔을때는 

안아주고 그래서 조금 생경하고^^ 쑥쓰러웠죠. 

이제 나눔문화는 저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동지 같아서 든든해요.

이번 촛불집회가 뉴스에 나올 때마다 

나눔이 만든 빨간 피켓이 보여서 뿌듯하고 기뻤어요. 

우리 뒤에 백만 대군이 있다는 생각에 용기를 얻었죠. 

그 힘으로 저도 제 자리에서 주어진 몫을 다하고자 해요. 

거대한 성벽을 받쳐주는 돌멩이 하나처럼 저도 단단히 서 있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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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나눔문화 격월간 회원소식지
  <나누는 사람들> 2017년 3-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나눔문화 후원회원에게 전해지는 <나누는 사람들>을 통해
   나눔문화의 활동 소식과 우리 시대 희망의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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