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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목소리가 필요해요. 가난에 대해, 독재에 대해, 

아이들에 대해 말하는 목소리가 있어야만 해요” 

‘라틴 아메리카의 목소리’라 불리는 위대한 가수, 

메르세데스 소사가 생의 마지막 음반을 녹음하며 남긴 말이다. 

지난해 겨울부터 봄까지, 우리는 누구랄 것 없이 촛불을 들고 목소리를 냈다. 

아니, 우리가 그 목소리였다. 천지를 뒤흔든 전율 어린 100만의 함성은 천하를 바꿔 놓았다. 

촛불로 이뤄낸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선서를 지켜보며 울컥했던 날 

함께 듣고 싶었던 노래, 소사의 ‘Solo Le Pido A Dios’(신께 바라는 오직 한 가지)이다. 


이 노래가 특별한 이유는 아르헨티나의 군부독재 시절, 소사가 오랜 망명길에서 
목숨을 걸고 돌아와 조국의 민중들에게 바친 간절한 노래이기 때문이다. 
전설이 된 1982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공연 실황이 생생하게 담긴 
노래를 듣다 보면, 마치 현장에 있는 것 같은 큰 감동을 안겨 준다. 
노래를 부르는 건 소사와 그의 동지 히에코이지만, 노래를 완성한 것은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민중들의 뜨거운 박수와 함성, 합창과 환호이다. 

1976년부터 8년간 이어진 군부독재로 고통받아온 
아르헨티나 민중들에게 소사의 노래는 노래 그 이상이었다. 
독재정권이 벌인 ‘더러운 전쟁’으로 3만 명 이상이 죽거나 실종되고, 
소사가 참여한 ‘누에바 칸시온’(새로운 노래) 운동마저 억압받던 시절, 
소사는 자신이 가진 최선의 무기인 노래로 민중들의 슬픔과 고통을 대변했다.  
늘 비밀경찰의 감시에 시달리던 그는 공연 중에 무대 위에서 체포되었고 추방당했다. 

‘침묵하는 다수의 목소리’로 불리던 소사는 
마침내 무대에 다시 서서 기도를 바치듯 이렇게 노래했다. 
“단한 가지를 신께 기도합니다. 내가 불의에 무관심하지 않도록 하소서. 
내가 고통에 무관심하지 않도록 하소서. 내가 거짓에 둔감하지 않게 하소서”
(Solo Le Pido A Dios 가사 中)

노래는 나지막하게, 때론 장엄하게 흐르다가 
어머니 대지의 넉넉한 품으로 안아주며 긴 함성으로 끝난다. 
슬프지만 춤추고 싶은 찬란한 소사의 노래. 
2009년 가을, 그는 떠났지만 그의 노래는 영원할 것이다. 
그의 목소리가 지나온 길을 따라 자유의 바람이 불어온 것처럼, 
우리가 촛불로 밝힌 길을 따라 바람이 분다. 새로운 혁명의 바람이. 

글 | 임소희 나눔문화 이사장, 도서출판 <느린걸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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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나눔문화 격월간 회원소식지
        <나누는 사람들> 2017년 5-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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