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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회원모임‘나눔농부’에서‘검은쌀 흰쌀 부부’로 함께 농사지었던 김대일, 김은정님은 신혼 때부터 나눔문화 활동에 열정적으로 함께한 회원가족입니다. 건축 공부를 위해 유학을 떠난 지 5년, 잠시 귀국하여 친정집을 찾아오듯^^‘라 카페 갤러리’에 온 김대일님 가족을 만났습니다. 연구원들만 듣기 아까운 바다 건너 회원님의 요즘 사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인터뷰ㆍ정리 | 이상훈(나눔문화연구원)


정말 오랜만입니다! 그간 프랑스 생활은 어땠어요?

일단 아들이 태어났고요^^ 학업은 작년에 무사히 마쳤고, 지금은 작은 건축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언제나 그립죠. 깻잎이 정말 먹고 싶었는데 프랑스에는 없거든요. 그래서 ‘나눔농부’를 했던 경험을 살려 텃밭 농사를 시작했어요. 만약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프랑스에서 제일 그리운 건 맑은 공기일 거예요. 프랑스로 여행 온 지인의 아이들이 3일 만에 기침 콧물이 뚝 그쳐요. 그리고 다시 서울 가면 3일 만에 콧물을 줄줄 흘린다고… 전엔 자녀 교육 때문에 이민 오고 싶다는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은 깨끗한 환경과 공기 때문에 오고 싶다는 사람이 많이 늘었어요. 현재 유럽 도시들의 뜨거운 화두가 ‘차 없는 도시’예요. 이미 있는 차로와 보행로를 어떻게 양립시킬까 고민하는 거죠. 제가 사는 스트라스부르에는 ‘트람(Tram·지상 전차)’이 큰 역할을 하고 있어요. 스트라스부르에선 ‘도로 점유 면적을 대중교통에 더 많이 할당하자’고 해서 도로를 반으로 줄이고 트람을 늘렸어요. 레일 길엔 잔디와 나무를 심어서 도시 녹화도 하고요.


멋진 도시네요^^ 스트라스부르에서 지난 겨울엔 교민들과 함께 광장에 모여 촛불집회도 했었죠? 

촛불집회 소식을 들었을 때, ‘이건 그냥 못 넘어가겠다’ 싶었어요. 지인들과 성명서라도 써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죠. 마음은 있지만 부담스러워 하는 분들께는 내가 앞장선다고 설득도 하고. 주변에 보니 학생운동을 열심히 했던 젊은 친구들도 있더라고요. 머리를 맞대다 보니 결론은 “집회를 합시다!” 10월 중순쯤에 천 끊어 오고 물감 얻어다가 우리 집 지하 주차장에 모여 글씨 쓰고 현수막을 만들었어요. 보는 사람마다 집회한다고 알려주고, 커뮤니티에 일정을 올리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고발하는 프랑스어 자료까지 준비했어요. 프랑스에서는 파리와 스트라스부르 두 곳에서 촛불집회가 열리게 됐죠. 그런데 첫 집회 때 그 정도로 많이 올 줄 몰랐어요. 스트라스부르에 사는 한인을 400여 명 정도 추정하는데, 그날 100여 명 넘게 모여 무척 놀랐죠. 2차, 3차 집회 때에는 사람들이 더 많이 모였고요. 이후에는 1인시위를 매일 이어가며 잘 마무리 했어요. 대학교에 비치된 대형 프린터를 빌려 피켓을 출력해 나눠줬는데, 나눔문화 피켓과 촛불을 손에 쥐고 있으니 마치 프랑스와 광화문광장이 이어진 것 같아 가슴이 벅찼습니다. 나라 밖에 있는 우리 목소리가 고국에도 전달되어, 나라 안에서 싸우는 분들에게 힘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거든요.
 

세계 곳곳의 교포들이 그런 심정이었을 것 같아요. 현지 프랑스인들은 촛불집회를 보고 뭐라고 하던가요?

어떤 프랑스 아주머니는 피켓에 있는 박근혜 사진을 보고 ‘나, 이 사람 알아. 너희 나라 대통령이지?’하고 알아봐서 놀랐어요. 평소 한국 문제에 심드렁하던 지인 한 명도 ‘박근혜 구속 못 하면 너희 진짜 문제 있는 나라다’라고 말하기도 했고요. 한국에 대한 프랑스 언론의 시각은 생각보다 건조해요. 존중 받지 못하는 느낌이랄까. 물론 테크놀로지가 뛰어나고 유명 전자제품 메이커가 있고 아시아의 부자 나라라는 인식이 있긴 하지만, 한국에 대한 호평은 별로 없어요. 그런데 제가 프랑스에서 살아온 5년 동안 정치·사회 이슈와 관련해 처음으로 한국에 큰 관심을 두고 호감을 표한 기사를 봤어요. 바로 ‘탈핵 정책’ 관련 뉴스였어요. 프랑스 언론이 엄~청 부러워했어요. 프랑스도 인터넷 댓글 문화가 있는데 ‘우리는 왜 못하나’ 하는 질투가 대단했죠. 거의 우러러보는 반응이었죠.


외국에 살아보니 한국이 어떤 나라라고 느껴지나요?

프랑스를 이해하게 된 만큼 한국 사회가 제도적으로 뒤처지지 않았다는 걸 느껴요. 충분히 존중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많이 느끼고요.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진짜 심각한 문제는 한국 특유의 보이지 않는 억압적 문화 같아요. 예를 들어 회사에서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억누르는 분위기, 처음 만나면 ‘민증부터 까고’ 나이로 서열 짓는 문화 같은 거요. 지도자와 제도가 바뀌어도 쉽게 달라질 수 없는 그 ‘문화’를 바꾸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끝으로, 건축가로서 어떤 꿈을  품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서울에 살 땐 막연히 ‘도시 생활은 싫고 언젠가는 시골에 가서 농사짓고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건축가란 더 나은 도시를 고민하는 사람이잖아요. 앞으로는 싫어서 피하기보다는 도시 안에서 공동체의 삶이 어떻게 가능할지 부딪혀보려고 합니다. 한 가지 더 꿈꿔본다면, 언젠가는 아프리카처럼 좋은 건축이 꼭 필요한 곳에서 마을 만드는 일에 작은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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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① ② 신혼 부부 시절부터‘나눔농부’에서 함께 농사지었던 김대일님과 김은정님  ③  2016년 11월, 프랑스 현지에서 나눔문화가 만든 손피켓을 출력해 촛불집회 참가자들에게 나눠주었다  ④ 스트라스부르 ‘클레베 광장’에 모여 촛불집회 중인 한인 교포, 유학생들. “Dégage, Park!”(물러나라, 박근혜!) 구호에 많은 현지인들이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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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나눔문화 격월간 회원소식지
  <나누는 사람들> 2017년 9-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나눔문화 후원회원에게 전해지는 <나누는 사람들>을 통해
  나눔문화의 활동 소식과 우리 시대 희망의 사람들을 만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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