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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3일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책임이 무겁다”는 유서를 남기고 향년 63세로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갑작스런 죽음 앞에 형언하기 힘든 비통한 마음입니다. 노회찬 의원의 죽음을 애도하는 수만 명의 시민들은 긴 조문행렬로 국화꽃을 바치며 슬픔과 울분에 가슴을 쳤습니다. 그는 좋은 정치인이기 전에 자신을 내어주는 삶을 살아낸 귀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생은 늘 우리 시대의 아픔과 함께였습니다. 17살에 박정희 정권의 유신헌법 반대운동에 나섰고, 고려대학교에서 학생운동을 하다 전기용접공이 되어 본격적인 노동운동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인민노련(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 결성을 주도해 7년간 수배생활을 하다, 1989년 체포되어 2년 6개월의 옥고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긴 수배와 옥고로 인해 함께 노동운동을 하던 아내 김지선님과 아이 하나 갖지 못한 아픔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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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의원은 한국 진보정당 역사의 산 증인이었습니다. 2004년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어, 4년간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 개선 등 무려 467건의 법안을 발의, 31건을 가결로 이끌었습니다. ‘약한 자 힘주고 강한 자 바르게’ 하는 정치의 소신을 한결같이 밀어가며 철탑 위의 노동자, 장애인, 세월호 유가족, 성소수자에게는 든든한 언덕이 되어주었고, 부패한 기득권 세력에는 타협 없이 저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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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삼성 X파일> 사건 당시,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검사 7명의 명단을 공개한 그는 오랜 법정투쟁 끝에 
2013년 의원직을 박탈당한 수난을 겪었습니다. 삼성과 검찰 등은 노회찬 의원에게 정치적 사형선고를 내렸고, 오늘 이 비극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한편 ‘또 다른 노회찬’을 표적 삼아 적폐청산과 개혁을 가로막는 불의한 세력들에 저항해야 합니다. 그것이 노회찬 의원이 죽음으로 지키고자 했던 고귀한 뜻과 꿈을 이어가는 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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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의원은 나눔문화와도 각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지난 2014년 박노해 시인의 <다른 길> 사진전에 찾아와 국경 너머 이웃들의 아픔을 나누었고, 지난해 『촛불혁명』 책을 본 후 “촛불광장에서 나눔문화 피켓을 들고 있었는데, 고마운 마음에 회원가입한다”며 후원을 이어왔습니다. 3월 8일 ‘여성의 날’엔 붉은 장미꽃과 편지를 보내와 감동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달에 삼성의 위법 행위에 대한 특별 인터뷰를 약속했는데, 이제 영원히 만날 수 없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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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의원은 생전에 “한 사람이 평생 한 가지 일만 추구해도 이루기 힘든데 어떻게 여러 가지 일을 하겠습니까? 학창 시절에 결심한 대로 이 사회의 약자와 빈자의 권익을 위해 일생을 바치겠다는 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킬 뿐입니다”라고 말했고 그는 그 약속을 지키고 떠났습니다.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편히 쉬소서. 눈물로 씨 뿌려온 그대, 정의의 길은 남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글 | 임소희 나눔문화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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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나눔문화 격월간 회원소식지
        <나누는 사람들> 2018년 7-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나눔문화 후원회원에게 전해지는 <나누는 사람들>을 통해
          나눔문화의 활동 소식과 우리 시대 희망의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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