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과 홍수, 미세먼지와 오존, 폭염으로 들끓는 지구. 이제 기후변화는 생존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부패한 정부와 다국적 기업은 세계 곳곳의 강과 숲, 밀림과 마을을 밀어내며 불법적이고 약탈적인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사라지는 건 자연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일주일에 4명꼴로 토박이 주민들과 환경운동가들이 죽어갔습니다. 이는 5년 전보다 두 배 늘어난 숫자로, 해를 거듭할수록 희생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하나뿐인 지구의 ‘최후의 보루’를 지키고 있는 이름 없는 영웅들, 함께 기억하고 지켜야 할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글 | 김재현(사회행동팀장)


중미 최대 규모의 댐 건설을 막아낸 베르타 카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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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과 카르카 댐(Agua Zarca dam)의 건설 예정지인 괄카르케(Gualcarque) 강의 아름다운 모습. 이 강에 기대어 살아온 원주민들은 강을 신성하게 여긴다. ⓒGlobal Wit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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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주민들과 이야기 중인 베르타 ⓒReproduc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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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베르타의 죽음에 항의하는 원주민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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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건설 투자 철회를 요구하는 원주민들 ⓒCOPINH


중미 최대 규모의 ‘아과 카르카 댐’ 건설을 막아낸 온두라스 렌카족 원주민 베르타 카세레스. 원주민들과 함께 10년 동안 농성을 벌여 이뤄낸 일이었다. 2013년 이 소식은 전 세계인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온두라스는 2009년 군부 쿠데타 이후 최악의 인권 유린과 환경 파괴를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토의 30%를 광산 채굴지역으로 지정된 온두라스. 한국의 국토보다 더 큰 면적이다. 다국적 기업들은 전국의 마을과 산림, 하천을 장악했고, 정부는 주민들을 내쫓았다. 국내외 비난 여론이 거셌지만, 온두라스의 최대 원조국 미국은 오히려 온두라스 정부에 대한 지원을 늘렸다. 2016년 한 해 동안 1억 달러를 지원했는데, 이 돈의 일부가 ‘합동 보안군’ 예산에 쓰였다. ‘합동 보안군’은 사실상 ‘암살단’으로 정부 정책에 저항하는 정치인, 활동가 등이 ‘암살 리스트’에 올라갔다. 2014년, 온두라스 정부는 댐 건설을 또다시 강행하면서 이들을 현장에 투입했다. 결국 2016년 3월 3일, 베르타는 무장괴한들의 총격에 숨졌다. 그녀의 죽음이 알려지자 온두라스와 미국, 한국 등 전 세계에서 진상규명과 살인자 처벌, 댐 건설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온두라스 정부는 다시 댐 건설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숨지기 전 2015년 환경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골드만상’을 수상했던 베르타. 그녀의 연설은 지금도 세계인들의 가슴 속에 남아있다. “지구를 지키다 숨져간 이들에게 이 상을 바칩니다. 저는 강을 지키기 위해 제 삶을 바칠 것입니다. 그리고 부탁드립니다. 모두가 누리던 공유지가 근본적이고 체계적으로 파괴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행동해야 합니다. 인간의 존엄을 지키며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갑시다.” 오늘도 렌카족 원주민들은 베르타 살해사건의 진상규명과 핵심 책임자 처벌, 그리고 댐 건설의 영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함께하기] 아과 카르카 댐 건설 중단 서명



전 세계 벌목 반대 운동을 불러일으킨 추트 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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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트 우티의 사망은 캄보디아 역사상 처음으로 스님들을 밀림을 지키는 저항에 나서게 했다. 밀림 지역 아렝 밸리에서 행진하고 있는 스님들 2013년 11월 5일 ⓒThomas Cristofolet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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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하게 파괴되고 있는 캄보디아 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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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를 몰고 불법 벌목을 막는 원주민들 ⓒN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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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림을 지키기 위해 시위에 나선 원주민들 ⓒNRPG


러시아 군사학교를 졸업한 군 장교 출신의 추트 우티. 군부독재로 신음하는 캄보디아의 엘리트였던 그는 2000년, 무기가 아닌 카메라와 무전기를 들고 밀림에 뛰어들었다. 불법 벌목을 막기 위해서였다. 캄보디아인들의 삶의 터전이자 국토의 75%에 달하는 밀림은 이제 절반도 남지 않고 사라졌다. 아시아 최장기 훈센 독재정권과 결탁한 기업들의 불법 벌목이 주된 이유다. 그 시작은 2000년에 이뤄진 ‘숲의 민영화’였다. 현재 기업들이 통제하는 숲의 면적은 캄보디아 국토의 약 30%. 기업들은 군인들의 보호를 받으며 밀림을 밀어냈고, 나무는 ‘고급 목재’로 판매됐다. 그 자리에는 댐과 대규모 고무나무 농장 등이 들어섰다. 원주민들은 저항하지 못했다. 인구의 1/3이 학살당한 1975년 ‘킬링필드’와 군부에 대한 공포 때문이었다. 하지만 추트 우티는 공포의 장막을 걷어냈다. 국제환경단체를 통해 캄보디아 정부를 압박했고, 캄보디아에서 가장 큰 밀림인 Prey Lang 지역의 원주민들과 끊임없이 대화한 끝에 원주민 환경 보호대를 조직했다. 그렇게 꾸려진 단체가 ‘Natural Resource Protection Group(NRPG)’이다. 지금도 수백 명의 주민들이 불법 벌목을 막아내고 있다. 이 활동은 전 세계에 알려지며 불법 벌목 반대 운동의 전환점이 됐다. 세계 각지에서 원주민 조직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의 표적이 된 추트 우티는 2012년 4월 26일, 기자들에게 현장을 안내하던 중 군인의 총에 맞아 숨지고 말았다. 캄보디아 정부는 지금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하지 않고 있다. “저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그리고 저마다의 방식대로 문화와 전통을 유지하며 살 수 있기를 원합니다”라고 말했던 추트 우티. 비록 그는 숨졌지만 세계의 벌목 반대 운동은 더욱 커졌으며, 캄보디아 사람들은 “내가 추트 우티”라며 지금도 밀림을 지키고 있다. [함께하기] 불법 벌목 반대 운동 알아보기



군부에 맞서 광산과 유전을 지켜낸 로드리게 카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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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룽가(Virunga) 국립공원에서 벌어지는 불법 밀렵과 무분별한 개발을 감시하기 위해 국립공원 일대를 순찰하고 있는 콩고 경비대원들 ⓒPaul Tagg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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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총격에 사망한 비룽가 국립공원 경비대원의 장례식을 함께 치르는 사람들 ⓒLuAnne Cadd


희토류와 석유, 야생 자원이 풍부해 다국적 기업들의 약탈적 개발에 신음하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 로드리게 카템보는 그 최전선에 서 있는 인물이다. 아프리카 생태계의 보고인 ‘비룽가 국립공원’을 지키는 경비대원인 그는 늘 죽음의 공포에 시달려 왔다. 콩고 반군과 밀렵꾼, 개발 기업들의 위협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5년간 160명이 넘는 대원들이 살해당했다. 하지만 카템보는 난개발을 막기 위해 더 큰 용기를 냈다. 유전 개발업자들의 불법 행위와 이들에게 뇌물을 받은 군부의 실상을 비밀리에 기록해 전 세계에 폭로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체포되어 17일간 고문을 받기도 했다. 이런 노력 끝에 결국 2015년 유전 개발은 취소되었다. 그는 이외에도 1,400여 개의 불법 광산을 폐쇄하는 데 힘을 보탰다. “죽음이 제 앞에 놓여있더라도 저는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던 카템보. 그는 지금도 비룽가 국립공원 경비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함께하기]‘비룽가 국립공원’ 지키기 운동



2016년 전 세계에서 살해당한 원주민과 환경운동가 200명


아시아-중동 방글라데시 Anowarul Islam, Mortuza Ali, ZagerAhmed, Zaker Hossain, Shyamal Hembrom, Mangal Mardi, Ramesh Tudu 중국 Lei Yang 인도 Manda Katraka, Narendra Kumar Sharma, Sidheshwar Singh, Sheik Baji Sahid, Dadli Lazar, Adangu Gomango, Jagdish Binjwar, Ram Lakhan Mahato, Dashrath Nayak, Anjuma Khatun, Fakhruddin, Mehtab Ansari, Ranjan Kumar Das, Abhishek Roy, Pawan Kumar, Abraham Munda 이란 Mohammad Dehghani, Parviz Hormozi, Manouchehr Shojaei 말레이시아 Bill Kayong 버마 Naw Chit Pandaing, Soe Moe Tun 파키스탄 Zafar Lund 필리핀 Jover Lumisod, Benjie Sustento, Ricky Penaranda, Alibando Tingkas, Christopher Matibay, Teresita Navacilla, Jennifer Albacite, Ronel Paas, Michael Sib-ot, Edjan Talian, Rolan Lonin Casiano, Datu Mansulbadan Lalinan, Gloria Capitan, Remar Mayantao, Senon Nacaytuna, Rogen Suminao, Hermie Alegre, Makinit Gayoran, Jerry Dandan Layola, Jimmy Mapinsahan Barosa, Baby Mercado, Violeta Mercado, Eligio Barbado, Gaudencio Bagalay, Ariel Diaz, Arnel Figueroa, Jimmy Saypan, Joselito Anoy Pasaporte 태국 Den Khamlae 베트남 Le Dinh Tue 중남미 브라질 Nilce de Souza Magalhaes, Edmilson Alves da Silva, Enilson Ribeiro dos Santos, Valdiro Chagas de Moura, Allysson Henrique Lopes, Ruan Hildebran Aguiar, Irauna Kaapor, Roni dos Santos Miranda, Francisca das Chagas Silva, Marcus Vinicius de Oliveira (Marcus Matraga), Luis Antonio Bonfim, Aponuyre Guajajara, Ze Sapo, Vilmar Bordim, Leomar Bhorbak, Ivanildo Francisco da Silva, Fernando Gamela, Genesio Guajajara, Joao Pereira de Oliveira, Isaias Guajajara, Joel Martins Gaviao Krenye, Assis Guajajara, Jose Bernardo da Silva, Nivaldo Batista Cordeiro, Jesser Batista Cordeiro, Geraldo de Campos Bandeira, Luis Carlos da Silva, Cleidiane Alves Teodoro, Alexsandro dos Santos Gomes, Jaison Caique Sampaio, Clodiodi Aquileu Rodrigues de Souza, Valdomiro Lopes de Lorena, Joao Luiz de Maria Pereira, Genivaldo Braz do Nascimento, Jose Lisboa, Candide Zaraky Tenetehar/Guajajara, Ronair Jose de Lima, Luiz Jorge Araujo, Luciano Ferreira de Andrade, Isaque Dias Ferreira, Edilene Mateus Porto, Jose Queiros Guajajara, Sebastiao Pereira dos Santos, Joao Natalicio Xukuru-Kariri, Luis Alberto Araujo, Jose Dias de Oliveira Lopes Guajajara, Luiz Viana Lima, Jose Colirio Oliveira Guajajara, Geraldo Lucas 콜럼비아 Johan Alexis Vargas, Henry Perez, Anibal Coronado, Victor Andres Florez, Maricela Tombe, William Alexander Oime Alarcon, William Castillo Chima, Gil de Jesus Silgado, Orlando Olave, Adrian Quintero, Cristian Anacona Castro, Jesus Adilio Mosquera Palacios, Manuel Dolores Pino Perafan, Manuel Chima Perez, Willington Quibarecama Naquirucama, Marco Aurelio Diaz, Gersain Ceron, Amado Gomez, Evaristo Dagua Troches, Camilo Roberto Taicus Bisbicusm, Luciano Pascal Garcia, Alberto Pascal Garcia, Diego Alfredo Chiran Nastacuas, Joel Meneses, Ariel Sotelo, Nereo Meneses, Cecilia Coicue, Nestor Ivan Martinez, Ramiro Culma Carepa, Yimer Chavez Rivera, Jhon Jairo Rodriguez, Jose Antonio Velasco Taquinas, Erley Monroy Fierro, Didier Losada Barreto 과테말라 Walter Manfredo Mendez Barrios, Hector Joel Saquil Choc, Juan Mateo Pop Cholom, Benedicto Gutierrez, Daniel Choc Pop, Jeremy Abraham Barrios Lima 온두라스 Jose Pantaleon Alvarenga Galdamez, Elvin Joel Palencia Fuentes, Roberto Carlos Palencia Fuentes, Nahun Alberto Morazan Sagastume, Santos Filander Matute, Berta Caceres, Jairo Ramirez, Nelson Noe Garcia Lainez, Rufino Alexis Bulnes Mejia, Allan Reyneri Martinez Perez, Manuel Milla, Lesbia Yaneth Urquia, Jose Angel Flores, Silmer Dionisio George 멕시코 Baldomero Enriquez Santiago, Alejandro Nolasco Orta, Salvador Olmos Garcia 니카라과 Rudy Manuel Centeno Solis, Gerardo Chale Allen, Nelin Pedro Parista, Francisco Benlis Flores, Bernicia Dixon Peralta, Francisco Benlis Peralta, Francisco Joseph, Balerio Meregildo, Angel Flores, Rey Muller, Den Silwa 페루 Quintino Cerceda, Pedro Valle Sandoval 아프리카 카메룬 Bruce Danny Ngongo 콩고민주공화국 Sebinyenzi Bavukirahe Yacinthe, Fidele Mulonga Mulegalega, Venant Mumbere Muvesevese, Vincent Machozi, Richard Sungudikpio Ndingba, Rigobert Anigobe Bagale, Dieudonne Tsago Matikuli, Jules Kombi Kambale, Munganga Nzonga Jacques, Patrick Prince Muhayirwa 남아프리카공화국 Sikhosiphi Bazooka Rhadebe, Wizani Baloyi 탄자니아 Roger Gower 우간다 Anthony Twesigye 짐바브웨 Kennedy Zvavahera 유럽 아일랜드 Michael McCoy


명단 출처 | 영국 비정부기구 Global Wit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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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나눔문화 격월간 회원소식지
  <나누는 사람들> 2017년 7-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나눔문화 후원회원에게 전해지는 <나누는 사람들>을 통해
  나눔문화의 활동 소식과 우리 시대 희망의 사람들을 만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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