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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선. 탑승 인원 초과로 선박이 전복될 때가 많아 

난민들은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넌다 ⓒReuters



태양과 바람 그리고 역사의 낭만이 흐르는 지중해.

그러나 그 푸른 바다는 거대한 눈물방울이 되었습니다.

바다가 따뜻해지면 지중해는 '난민의 무덤'이 됩니다.

6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앞둔 지금도

'죽음의 비보'는 계속 울려옵니다.

6월 3일, 튀니지 해안에서 난민 112명이 희생됐습니다.

같은 날, 터키 해안에서는 어린 아이들 6명을 포함해,

시리아 난민 9명이 물에 빠져 숨졌습니다.

6월 6일, 예멘 해안에서는 난민 62명이 희생됐습니다.

이렇게 올 한해에만 지중해에서 650여 명이 희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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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해를 건너는 중동 및 북아프리카 난민의 주요 경로.ⓒUNHCR



오직 살아남기 위해 지구를 떠도는 이들

오늘날 난민은 세계 인구의 1%에 달하는 7,700만 명.

이 중 절반이 아이들입니다. 국적은 시리아, 이라크, 아프간,

예멘, 소말리아, 리비아, 남수단, 튀니지 등 다양합니다.

대부분 서구 강대국이 벌인 식민지배와 전쟁,

그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내전에 처한 나라입니다.

난민들의 여정은 길고도 고통스럽습니다.

해상경비대의 단속, 불법 브로커의 폭력,

엄청난 비용, 선박의 전복 위험까지.

그럼에도 이들이 떠나는 이유는 단 하나,

'살아남기 위해서'입니다. 모순적이게도 자신들에게

폭탄을 떨어뜨리고 자원을 착취한 바다 건너

부유하고 안전한 나라로 '탈출'하기 위해서입니다.

매일같이 총격이 벌어지는 땅에서

그 누가 삶이 아닌 죽음을 살고 싶을까요?

그 어떤 부모가 그곳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을까요?

전쟁과 가난의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난민들의 행렬은 끝이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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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터키 해변에서 발견된 3살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 모형과 팔레스타인 아이들.AFP



빗장을 닫은 유럽, 반反난민 극우주의로

튀니지 해안에서 시칠리아로 향하던 난민선이 침몰한 그 날,

극우정당 출신의 이탈리아 신임 내무장관은

첫 행선지로 시칠리아를 방문해

"이탈리아를 난민 수용소로 만들 수 없다”고 선포했습니다.

같은 날, 주요 난민 유입로인 슬로베니아에서도

극우정당이 원내 1당으로 승리했습니다. 

헝가리에서는 "보호받을 자격"이 없는 난민의 체류를

돕는 자를 징역형에 처하는 법을 제정했고,

폴란드, 체코, 프랑스, 영국, 그리스 등 유럽 전반에서

反난민 기류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극우 정치인들이 장기화된 경기 침체의 책임을

난민 탓으로 돌리며 인종주의까지 부추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분노한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은 '보복 테러'를 벌이고,

이는 다시 '난민 혐오'를 부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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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지중해를 건너다 숨진 소녀의 구명조끼를 바라보는 프란치스코 교황. "두려워 마라, 문을 열어라. 하느님은 환영받지 못하는 방문자 속에 깃들어 있다"며 난민 문제 해결을 강조해왔다.AFP



난민 인정률, 세계 평균 37% 한국은 3%

난민들은 한국의 문도 두드리고 있습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난민 신청자는 총 5,436명.

올해 처음 예멘인 수백 명이 제주도에서

난민 신청을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난민 인정률은 불과 3%.

세계 평균 37%에 비해 턱없이 적습니다.

한국은 2013년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시행했으나

'귀환 시 박해를 받는다'는 증거 요구 등 인정이 까다롭습니다.

난민을 불법체류자 또는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간주하는 시선이 강한 탓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대규모 실향민이 발생했을 때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은 나라로서, 세계 경제 강국으로서,
중동 전쟁의 파병국으로서도 부끄러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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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심사를 기다리는 시리아 난민 가족.연합뉴스


"우리의 집이 당신들의 집이다"
난민 문제는 인류 양심의 시험대가 되었습니다.
책임 있는 자들의 책임 있는 행동과
각국의 적극적인 난민 수용이 필요합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난민을 수용한 독일, 그리고
2017년 자국 정부를 향해 더 많은 난민 수용을 요구하며
30만 명이 시위에 나선 바르셀로나는
인류 앞에 국격과 희망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우리도 바르셀로나의 시민들처럼
"우리의 집이 당신들의 집이다"라고 환대할 수 없을까요?
난민들을 향한 열린 마음은 세계의 다양성을 품어
우리를 더욱 풍요롭게 할 것입니다.
더욱이 북한과의 공존과 화합을 앞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자세이자, 한반도 평화에 대한
세계인들의 진정한 지지를 얻는 길이기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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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난민 수용 확대를 요구하며 시위에 나선 30만 명의 바르셀로나 시민들.La Lamentable




글 | 윤지영 글로벌평화나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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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나눔문화 격월간 회원소식지
        <나누는 사람들> 2018년 5-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나눔문화 후원회원에게 전해지는 <나누는 사람들>을 통해
          나눔문화의 활동 소식과 우리 시대 희망의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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